모바일 체크인을 위해 새벽에 알람을 맞춰두고 제대로 눈을 뜨지도 못한 채 꽤 앞자리를 선점했다. 조금이라도 편한 여행을 위해 내가 애쓰고 있다는 걸 엄마는 알까.
좀처럼 생색내는 일을 멈추지 못하는 나는 늘 칭찬에 목마르다. 스스로도 칭찬할 줄 모르면서, 늘 갈급하다. 가지지 못한 것이라 더 욕심으로만 가득 차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치앙마이에서 보내는 마지막날이 결국 왔다. 내내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어준 호텔을 나서며 괜히 코끝이 시큰해졌다.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마음을 남겨두고 나왔다. 그 마음을 받은 스텝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마지막날까지 날씨가 좋다. 한국에 돌아가면 춥겠지. 여긴 이렇게나 따뜻하고 더운데. 괜스레 아쉬운 마음이 별수 없이 또 고개를 내민다.
원래는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내내 밖을 돌다 시간 맞춰 공항으로 갈까 싶었는데, 새벽비행이라 힘들기도 할 테고 씻고 싶을 것 같기도 해서 급하게 근처 저렴한 숙소를 예약해 뒀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커피를 어디서 마실까 고민하다 프라이싱으로 다시 왔다. 지금에서야 그냥 조금 작고 불편하더라도 그래프커피를 갈 걸 그랬다 싶다.
어쩌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사실 그만큼 후회의 연속인 것 같기도 하다. 스스로의 만족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아는 것이 그래서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여전히 모르는 기준이라 아직도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행복보다는 불행이 더 가까운 감정인 것 같다.
디저트도 같이 시켜 먹어봤는데 막 놀랍게 맛있진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한국이 참 그런 성장은 빠른 것 같다.
마지막날까지 이렇다 할 계획이 없다. 아무래도 나는 계획형이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결국 또 채식식당으로 향한다. 웬만큼 만족하지 않는 한 같은 곳 여러 번 잘 안 가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치앙마이에서 뭐 먹을까 고민하다 보면 계속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아무래도 그곳이 꽤나 마음에 들었었나 보다.
예약해 둔 숙소의 체크인 시간이 가까워져 짐을 옮겨놓고 생각하기로 했다. 캐리어가 꽤 무거워져서 그나마 가까운 숙소로 옮기는데도 꽤 낑낑거려야 했다.
근데 숙소 컨디션이 엉망이다. 들어서자마자 바퀴벌레와 도마뱀을 봤다. 치앙마이에 와서 처음 보는 곤충들이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가 소중했음을 이렇게 체감한다.
짐만 대충 놓아두고 거기 머물고 싶지 않아 재빨리 나왔다. 여기에 짐을 두어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라도 빨리 대피해야 했다. 엄마도 적잖이 당황했는지 안절부절못하며 앉지도 못하고 내내 서있었다. 어쩜 좋아 이걸...
속도 모르고 여전히 날씨는 쨍하다. 그게 오히려 위로가 되기도 했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날씨 좋고 볕 좋은 나라를 좋아하다보다 하고 생각했다.
인생은 이렇게 늘 계획처럼 되지 않는다는 걸 나는 어린 나이에 깨달았나 보다. 그래서 계획을 미리 정하지 않는 사람이 됐다. 아주 작은 계획도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화부터 난다. 사주에 불이랑 금이 많다던데 그것도 어떤 영향이려나.
살아보니 나를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래서 어렵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다. 어느 때엔 그게 진절머리 나게 싫다가도 어떨 땐 그게 또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인생도 나도 이랬다 저랬다 하는 재미로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