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같이 치앙마이에 오길 잘했지?

by 태림


얼마 전, 엄마의 생신에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돌아온 엄마의 답변은 “항상 뭐든지 엄마랑 같이 해줘서 고마워.”였다.


엄마는 자라오면서 나중에 자식이 생기면 친구 같은 엄마가 되어줘야지. 하고 자주 생각했다고 했다. 그 다짐대로 엄마는 내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주셨다.


나의 절친이 엄마라는 게,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애틋해진다.



예상보다 도자기류를 많이 산 터라 수화물 무게를 넘길까 전전긍긍하며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저울이 있길래 반가운 마음에 냅다 올려봤는데 작동을 안 한다. 다시 보니 돈을 넣어야 하는 저울이었다. 두 번 돈을 내고 싶진 않아서 머리를 써서 두 개를 겹쳐 올리곤 동전을 넣었는데 또 작은 단위의 동전은 뱉어낸다.


저울이 뱉어낸 동전이 저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씩씩거리며 바닥에 엎드려 동전을 찾는데, 마침 누군가 떨어트린 동전을 발견했다. 마침 딱 저울 한 번 쓸 수 있는 동전이었다. 그 순간 짜증이 기쁨으로 바뀌었다.


동전 주웠다며 새삼 좋아하는 나를 보더니 엄마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으휴, 저놈의 냄비.”라고 덧붙이며.


다행스레 포함되어 있던 15kg을 넘기지 않고 무사히 위탁수화물을 보낼 수 있었다. “깔깔거리며 나중에 얘기할 이야깃거리 하나 얻었네.”하고 엄마가 말했다.



이렇게 엄마의 첫 동남아 여행이 끝났다. 엄마에게 어땠냐고 물으니, 생각보다 좋았어.라고 했다. 뭐가 제일 좋았냐고 질문하니, 첫날 갔던 카페의 커피를 얘기했다.


그 많은 것 중에 커피가 최고였냐 물으니 엄마가 머쓱해하며 그렇다고 했다. 별 수 없이 우리에겐 가장 중요한 게 커피구나. 비싸다고 눈치 주지 말고 그냥 맛있게 많이 마시고 올걸. 이렇게 또 여행은 후회를 남긴다.


다음에도 동남아 오고 싶을 것 같냐는 나의 물음에 엄마는 옅은 미소만 띄웠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동남아는 아니겠구나 생각했다.


그래도 엄마, 같이 치앙마이에 와보길 역시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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