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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로운 생활 Dec 11. 2021

엄마의 소포에는 사랑이 들어있다

가끔 생각한다.  

‘엄마보다 날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엄마는 어떻게 항상 내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엄마는 어떻게 이렇게 배려를 잘할까?’

우리 엄마는 때마다 제철 과일을 보내주신다. 딸 먹으라고.

우리 엄마는 본캐보다 부캐가 더 많은 사람인데 그 바쁜 중에 딸을 그렇게 챙기신다.

앞날을 보고 미리 준비해서 다 챙겨놓으신다.

엄마와 싸우고 집에 와도 엄마가 챙겨주신 물건 하나하나에 어떻게 그렇게 사랑이 배어있는지 화는 덜 풀렸지만 코 끝은 찡해진다.

이번에 보내온 택배 박스 안에서도 사랑이 여기저기 떠오른다. 트렁크 열면 풍선이 마구마구 하늘로 떠오르듯이.

딸 먹으라고 찰밥도 얼리시고, 배추도 씻어서 넣으시고, 부탁하지 않았던 반찬도 정성스레 통에 담아 넣어주신다. 제육볶음 주물럭도 비닐에 들어 있다.

이상하게 똑같이 해도 엄마가 하는 게 훨씬 맛있다.  

오늘 엄마는 결혼식에 가려고 아침도 못 먹고 서울로 출발하셨다. 오시는 길에 받은 떡이 너무 맛있고 견과류가 많이 들어 있다며 배고프시면서도 굳이 두 개 중 하나만 먹고 하나를 아껴두셨다. 그리곤 날 보자마자 조심히 건네신다. 나는 괜찮은데도.  

‘우리 엄마는 어쩜 이렇게 날 사랑하실까?’

‘엄마도 이런 사랑을 받고 크셨을까?’   

내가 엄마를 위해 하는 일은 이것이다.

엄마가 서울에 올 때마다 어디든지 엄마에게 가는 것.

그게 시상식장이든, 결혼식이든, 인천 공항이든.

같이 밥도 못 먹더라도 꼭 간다. 엄마에게.

그게 내가 하는 엄마에 대한 사랑 표현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결혼식장에 갔다.

우리 엄마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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