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자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올해 전세 계약이 끝나는 시기인데 전세금 5천만 원을 올리겠다는 부동산 사장님 전화였다.
갑자기 나의 아침이 우울해졌다.
이 집에 오천만 원을 더 주고 살아야 하는 것인가.
오천만 원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가.
문득 예전에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3가지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 3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
오마에 겐이치의 [난문쾌답] 구절이다.
사는 곳을 바꿀 때일까. 새로운 어딘가로 가야 할 때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유튜브 영상에서 이 책을 소개하면서 이 구절을 소개했었다.
이 구절이 마음에 들어서 책을 구매해서 읽어봤지만 이 구절 빼고는 특별히 와닿지는 않았기에 나중에 중고서적에 팔았었다.
문득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근처 도서관에 있는지 검색해 봤지만 없었고 최근에 출간된 책이 아니라서 구매 신청도 불가하기에 서점에 주문했다.
당시에는 이 책이 별로였는데 다시 읽어보니 공감되는 구절이 많다.
나도 그때와 달라진 걸까 그 사이에 나의 경험들이 이 책을 받아들이게 된 것인가.
나이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 달라질 수도 있구나 싶다.
요즘 세대는 모든 것을 하나하나 다 인터넷에 물어본다고 한다.
나도 다르지는 않다.
오마에 겐이치는 주변에 묻지 말라고 한다.
도서관에 문헌을 모두 찾아야만 답변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직접 생각하고 탐구하고 결론을 내려보라고 한다.
즉, 답이 없는 시대 필요한 것은 혼자서 결정하고 판단하는 힘이라고 말한다.
또 "왜"라고 질문하라고 한다.
최근에 읽은 책 김성근 감독의 인생은 순간이다에서 나오는 "진".
끊임없이 관찰하고 깨달으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어떠한 현상이 있으면 "왜"라고 묻고 그 현상을 파고들라고 말한다.
그 배후의 원인을 깨달으라고 말한다.
넷플릭스에서 최근에 본 드래건 사쿠라2에 도쿄 대학 논술 질문이 나온다.
어떠한 현상에 대해서 그것의 원인을 생각해 보고 추론해 보도록 한다.
그런 능력을 가지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일본은 그런 교육을 지향하는 대학교가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다시 읽으니 또 괜찮은 책이었다.
올 11월 나는 어떤 곳에서 살고 있을까.
"인생은 스키와 비슷하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기보다 차라리 넘어져버리는 것이 낫다.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과감하게 새로운 일에 도전할 용기를 가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