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등산 중인 40_Part 2.

by 신상우

"사람의 인생은 등산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는 이 문장을 어린 시절 한 번씩은 들어 봤던 기억이 있다. 언제, 누군가에 들었는지 기억조차 없을 정도로 와 닿지 않았던 문장이 40 정상에 서서 나의 삶을 돌아보면 가끔은 험난하고 가끔은 즐겁기도 했으며 포기하고 싶었던 등산길이였던 것 같기도 하다. 양쪽으로 울창한 나무가 늘어선, 걷는데 어려움이 없는 완만한 산길과 옆으로 흐르는 시냇물, 그 주변으로 있는 다양한 식물과 작은 산속 동물이 맞이해 주는 등산길 초입 같았단 10대 시절은 주변을 느끼고 경험하고 구경하는 즐거움과 재미에 내가 걷는 길이 힘들 줄 몰랐다.


그렇게 평탄하고 재미있는 10대의 등산 초입 길을 지나 서서히 높아지는 경사와 중간 중간 막고 있는 바위가 있는,이전과 달라진 조금은 험난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20대의 길은 나를 당혹스럽고 혼란스럽게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가던 길을 멈추기도 하고 다른 길을 찾아보고자 허둥대기도 하며 길을 잘 못 들어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다소 앞으로 나가기 힘든 길이였지만 패기와 열정으로 때로는 뛰어 오르기도 하고 큰 바위가 길을 막고 있다면 과감한 손을 뻗어 기어 올라가기도 했다.


그리고 맞이한 30대 등산은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의 연속이였다. 빽빽히 들어선 높은 나무는 나의 주변을 가려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알지 못 하게 했고 몸을 똑바로 세우기조차 힘든 높은 경사의 길은 나의 다리에 수 없는 한계를 가져오게 하였다. 반복되는 갈림길에서 나는 계속 선택을 해야 했고 선택한 길 앞이 정상으로 가는길인지 낭떠리지 가는길인지 알지 못한 체 매번 불안한 마음으로 등산을 했던 것 같다. 한발 한발 내딛을때 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다리가 떨렸지만 잠시 쉬기 위해 주저 앉으면 다시 일어나지 못 할 것 같은 두려움에 쉬지 못하고 끊임없이 앞만 보고 올라갔다.



그러면서도 포기 하지 않았던 것은 30대의 고비만 넘으면 비록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등산이 끝나지는 않겠지만 40대의 등산은 유년 시절 걸었던 것처럼 새소리,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나무들 사이로 불어오는 산들 바람에 그 동안 흘렸던 땀을 식히며 여유롭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40대의 정상을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죽을 힘을 다해 올라온 40대의 길은 생각했던 것처럼 평탄하지 않았고 올라오는 시간동안 기대했던 새소리, 물소리도 없었던 것 같다. 과거 나의 등산길과 조금 달라졌다면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갈림길이 점점 줄어 들었고 이전에는 선택한 길이 잘못되었으면 돌아가 다시 선택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한번 선택한 길이 틀렸을지라도 쉽게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울창한 나무로 가려져 있던 시야는 점점 넓어지지고 있지만 길은 점점 좁아지고 내가 향하고 있는 이 등산의 목적지는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는 것 같다.


40대의 정상에 올라서면 나의 인생 정상에 무엇이 있는지 그래서 무엇을 향해 내가 올라가고 있는지 알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올라가야 할 길은 짙은 구름에 가려져 더욱 보이지 않았고 반대로 내가 올라온 길은 이제 너무 선명하게 보여 후회와 아쉬만 쌓이는 것 같다. 이미 돌아 내려가기에는 너무 높게 올라왔기에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되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있을 등산길이 이전보다 더 두렵고 걱정되는 것은 보일 것이라 기대했던 나의 정상이, 나의 목적지가 보이지 않아서 일까, 아님 앞으로 펼쳐질 나의 길이 이전보다 더 험난할지 아님 평탄할지 그것도 아님 낭떠러지가 있을지 알지 못 해서 일까?


나는 지금 40이라는 고개에서 잠시 멈춰 그 동안 보이지 않았던 내가 왔던 길, 내 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본다. 어쩌면 나의 길은 나의 길 속에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나의 목적지의 모습은 어쩌면 내 보고 있는 과거 나의 인생이라는 풍경 속에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나는 40의 정상에서 나의 인생의 정상이 보이길 바라며 잠시 나를 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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