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이란 무엇인가? 아저씨는 탱탱한가?

by 송시원

어느날 단톡방에서 탱탱빵빵 논쟁이 일어났다. 탱탱과 빵빵이라는 의태어의 용례에 대한 논쟁이었다. 어느날처럼 취향토크 중이었고 한 친구가 젊고 탱탱한 남자가 좋다는 것이다. 그러다 오지콤 친구가 본인은 늙고 탱탱한 남자가 좋다고 해서 늙은 사람이 탱탱하면 키메라라고 한소리했다. 그런데 젊고 탱탱한 남자가 좋다는 친구가 반론을 피는 것이다. 이제 이 친구를 A(라이언)라고 부른다. 오지콤인 친구는 O(Friends tired)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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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의 주장에 의하면 탱탱은 크리스 햄스워스나 되는 근육폭발남에게만 붙을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이다. 탱탱이란 표현을 피부를 묘사할 때만 사용한 나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탱탱은 근육이 아니라 피부를 묘사할 때 쓰는 말이기 때문에 슬랜더가 탱탱하지 않다는 명제가 나에게 참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A에게는 거짓일 수밖에 없는 문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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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친구가 생각한 탱탱근육. 출처 마블영화 토르
image.png 내가 생각한 탱탱한 피부. 출처 지유클릭닉

그러다 O가 탱탱에 대한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잔근육이라면 탱탱할 수 있다는 것이다. O의 말을 들으니 피부가 탱탱하듯이 잔근육이 탱탱하다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탱탱은 탄력이 좋아 팽팽하게 당겨져 있거나, 튕겨 나갈 듯한 탄력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탱탱한 피부, 탱탱볼 등 탄성이 있는 것을 표현할 때 쓰인다. 그렇다면 탄성이 있는 단단한 근육에도 탱탱이란 말을 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빵빵이라는 말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탱탱은 탄성이 있는 상태를 뜻한다면 빵빵은 속이 가득 차 있다는 뜻을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가득 찬 근육의 부피 자체를 표현하는데 빵빵이라는 단어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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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나와 의견이 정확히 일치하는 친구가 등장했다. 이 친구는 T(무지)다. T는 국어업계에 종사하는 맞춤법의 화신이자 국어전문가다. 언어 문제에서 그와 같은 팀이 되는 것은 전문가와 한 팀이 된다는 것과 같다. T는 피부가 탱탱이고 근육이 탄탄이라는 명쾌한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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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탱탱논쟁의 다른 장이 열렸다. 어느 정도까지 근육 탱탱이라 볼 것인가? A가 O에게 그가 파는 아저씨들이 탱탱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O는 그의 아저씨들이 매우 탱탱하다고 주장한다. 그게 근육이든 피부든 눈에 씌인 강력한 콩깍지가 O를 오지콤으로 만들었다. (참고로 나와 다른 친구는 오지콤이 아니다. 니네라고 적혀서 다른 사람까지 오지콤으로 보일 수 있어서 해명해야 한다.) A는 O의 아저씨들의 수염, 눈가 미세주름을 말하며 그들은 전혀 탱탱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에 맞서 O는 이준혁, 김남길, 공유를 근거 삼아 아저씨들의 탱탱성에 대해서 방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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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이런 말을 했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 탱탱이란 용어를 가져가 아저씨라는 존재를 묘사하는데 쓰이는 것에 의문을 가지는 것이었다. 피부가 탱탱하지도 근육이 탱탱하지도 않는 아저씨에게 탱탱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평소에 O의 주접을 애써 무시했던 나로서 아저씨에 대한 일갈을 내리는 A를 보고 감탄했다. 그래 아저씨는 탱탱하지 않다. 갑자기 아저씨에 대한 각종 주접을 논리적으로 파훼하는 A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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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A는 무적의 크리스 헴스워스를 들고 와 O의 무릎을 꿇렸다. O가 들고온 모든 남자들의 근육이 크리스 헴스워스에 비해서 안 된다는 팩트였다. 그렇게 탱탱논란을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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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크리스 헴스워스 4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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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4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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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4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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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4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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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헴스워스나 이준혁, 공유, 김남길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난다. 그냥 다들 아저씨였다. 결국 아저씨는 탱탱할 수도 있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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