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랑을 만났다
잔잔한 사람이었다
그 잔잔함 속에 돌멩이 하나 던져보지도 못한 채
연인이기를 포기했었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어
지레 도망쳤었다
대신 곁에 머무는 한 사람으로 남았다
오랜만에 만난 옛사랑은
여전히 잔잔했다
10년,
세월 속에 그의 잔잔함은
더욱 깊어간 듯했다
잠깐 상상해봤다
그 잔잔한 품 속은
어떤 느낌일까?
시공간이 사라진 영원의 순간 속에
잠시 머물다 온 듯
그를 좋아하고 만나고 헤어지며
참 많이 성숙해졌다는 걸
아마 그는 모를텐데
내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는 걸 알고
너무 웃는 그를 보면서
가슴 한켠이 조금 허전하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