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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May 21. 2024

08. 우리는 결코 완벽하지 않다.

‘1퍼센트’의 법칙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공부도 잘하고, 일도 척척 해내고, 인기도 많고, 도전도 잘하면서 하루하루 성장하는 완벽한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영화 속이 아니라면 이런 사람을 실제로 만나기란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런 사람이 직접 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고백하자면, 어릴 때의 나는 늘 나 스스로가 이런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다.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 채찍질했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바빴고, 머릿속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하루가 버거울 때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 나 스스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 그래서 꽤 오랜 기간 동안 나 스스로를 압박하고, 더 나은 내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했었다. 그러나 그러한 수많은 노력 끝에 나는 과연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아니다. 결코 그럴 수 없었다. 나에게 완벽함이란 다가갈수록 더 멀어지는, 실체가 없는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


완벽해지려고 했던 나는 나 스스로에게 큰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단 한 번도 나의 상태를 '완벽'하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꾸만 나 스스로를 깎아내렸다. '지금 내 모습에서는 이것이 부족해, 지금은 저것이 부족하고, 앞으로는 이걸 더 해야 해.' 하는 식으로 생각을 거듭했다. 즉, 나는 늘 '나 자신이 부족하다'라고 여기는 색안경을 쓰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던 것이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위대해지고 싶었다. 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사람들을 기쁘게 하거나 도움을 주고,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의 뿌리는 너희의 할머니, 할아버지인 나의 부모님의 기대에서 시작되었다. 두 분은 내가 '큰 일'을 해낼 것이라고 생각하셨고, 실제로 기대를 많이 하셨다. 하지만 두 분이 나에게 기대하셨던 '큰 일'은 완벽함과 유사한 것이었다. 그 '큰 일'은 결코 도달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면서도 그것과 가까워지기 위해 나의 많은 노력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잘 몰랐다. 위대함을 추구하는 인생에서 피해야 할 것이 바로 이러한 '큰 일' 즉, 완벽함을 좇는 일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위대함을 추구할 때 끊임없이 계속해야 하는 싸움이 있다. 바로 완벽함과의 싸움이다. 완벽함은 가치 있는 목표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적일 수도 있다. 브레네 브라운은 말한다. "우리는 완벽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완벽함이 최고 버전의 나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완벽주의는 사실 '완벽하게 보이고 완벽하게 행동하고 완벽하게 성취하면 수치심과 판단, 비난을 피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방어 기제입니다. 그러니 완벽주의는 탁월함을 위한 노력도 아니고 최고의 자신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이에요."

- <그레이트 마인드셋>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완벽주의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 기제일 수도 있다. '나는 완벽해지기 위해서 지금 이러고 있는 거야' 하고 스스로를 위안하고, 타인에게 변명하는 것이다. 지금 나의 부족한 상태를 '완벽해지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포장하는 것만큼 좋은 변명 거리는 없을 테니까. 하지만 결국 완벽한 상태라는 것은 없다. 그러니 자기 합리화는 그만두고, 당장 뭐라도 실천하는 편이 훨씬 좋은 것이다.


완벽주의는 겉으로 보기에는 열심히 잘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 어느 순간, 넘어져버린다. 늘 완벽을 추구하며 살지만, 완벽이라는 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Twohig, Michael P., 클라리사 옹 


완벽함을 추구하는 삶의 끝에는 결국 좌절만 있을 뿐이다. 추구하는 목표 그 자체가 사실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완벽주의자들은 관계에서도 완벽하기를 바란다. 완벽한 나와 완벽한 친구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완벽한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 나 또한 그랬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완벽한 사람이 되고자 했고, 때문에 전형적인 '좋은 친구' 역할을 자주 했다. 잘 들어주고, 위로해 주고, 함께 기뻐하거나 슬퍼하고, 응원해 주는 친구. 내 곁에는 늘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들 앞에서 나는 매번 흐트러짐이 없었다. 


반대로, 나 역시 상대방이 나에게 완벽한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내가 해주었던 것만큼, 내가 너에게 힘을 주었던 것만큼, 너희도 나에게 해주길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관계 또한 매번 완벽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때로 서투른 모습을 보일 때도 있고, 감정적인 표현을 분출할 때도 있다. 그러나 나는 완벽한 관계를 바랐기 때문에 완벽한 친구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에게 쉽게 실망하고는 했다. 그래서 금방 마음이 식기도 하고, 관계를 끊어낸 적도 몇 번 있었다. 


관계를 끊어낸 것을 후회하는가? 하고 누가 물어본다면 '조금은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다. 누구나 지난 과거의 일에 대해 조금씩은 미련을 갖고 있을 것이다. 당시의 나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에게 실망을 안긴 상대방과 직접 만나서 나의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 상대를 마주 보기가 어렵다면은 메시지라도 보내서 나의 생각과 감정들을 알려주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이것은 단순히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때 느꼈던 나의 여러 마음들을 바깥으로 꺼내어 깊이 묵혀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 또한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매 순간 느끼는 나의 미성숙하고 완벽하지 못한 마음들을 때로는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잘 표현해 내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것 같다. 






엄마의 솔직한 생각들을 읽고 있는 너희의 지금 마음은 어떨지 궁금하구나. 또한 너희에게도 나 같은 완벽주의자의 모습이 있을지도 궁금하다. 사실 완벽주의적인 태도는 우리 모두가 약간씩은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두려워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저 세상엔 완벽함이 없음을 받아들이고, 너희 또한 완벽한 너희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행복한 너희 모습을 떠올리며 그저 많이 웃고, 떠들고, 맛있는 것을 먹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기를 바란다.


혹시 완벽주의적인 모습 때문에 힘들다면, 1퍼센트 법칙을 활용해 보자. 이 법칙은 <그레이트 마인드셋>에 나오는 부분을 인용한 것이다. 이는 즉, 너희가 추구하는 100퍼센트의 완벽한 모습에서 오직 단 1퍼센트만 시도해 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보자. 너희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해보자. 이럴 경우, 너희의 완벽한 모습은 수백만 독자가 열렬히 사랑하는 유명 작가일 것이다. 여기서 단 1퍼센트만 떼어내 보자. 그럼 당장 너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글을 쓰는 것일 뿐이다. 소설책을 쓰고 싶은가? 그렇다면 소설책 쓰는 일의 단 1퍼센트만 실행해 보자. 지금 바로, 자리에 앉아서 오직 딱 한 문장을 쓰는 것이다.


이번에는 관계에서도 적용해 보자. 상대방이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아서 불편하다고 해보자. 이럴 경우, 상대와 나의 완벽한 상태는 둘 다 서로를 깊이 신뢰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단 1퍼센트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면, 그저 상대방과 한 번 만나는 일만 해내면 된다. 만나서 무슨 대화를 하게 되더라도, 일단 만나보는 것이다. 즉, 어떤 일에서든지 간에 완벽한 것보다 실행하는 것이 훨씬 나은 일이다. 


어떤 목표를 정할 경우에는 '완벽한 목표'를 설정하려고 하기보다는 단계별로 나누어서 작은 목표들을 설정해 보아라. 또한, 모든 목표는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바뀌어도 된다. 그냥 지금 시점에서 너희가 생각하기에 필요한 목표를 세워보길 바란다. 붙잡을 수 없을 것 같은 거창하고 거대한 목표 말고, 일주일이나 한 달 사이에 해낼 수 있으리란 자신감이 생기는 작은 목표들부터 세우도록 하자. 나를 짓누르는 큰 목표를 좇다가 지쳐버리기보다는, 작더라도 실행 가능한 목표들을 차근차근 밟고 올라가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리고 이 또한 기억하자. '너희는 이미 너희 존재만으로도 완벽하다'는 사실을. 어떤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너희 스스로를 깎아내리거나 부족하다고 여길 필요는 절대 없다.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축하할 일이다. 이제 또 다른 작은 목표를 향해 천천히 조금씩 나아가면 된다. 지쳐도 괜찮고, 아파해도 괜찮다. 그런 느낌을 느끼는 너희는 이미 살아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맞추어야 하는 모든 기준들을 내려놓아라. 사람들이 원하는 것, 기대하는 것들을 전부 내려놓아라. 당신은 이미 완벽하고 더 이상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 

-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Twohig, Michael P., 클라리사 옹




(출처 : Afif Ramdhasuma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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