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스테이시

계절마다 헤어질 듯 싸우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꽁냥거리는 커플처럼 나는 이 직업과 함께했다. 그렇다고 해서 늘 보고싶어 하는 연인을 보러 가듯 매일 출근이 기다려졌다는 뜻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많은 고민과 번뇌로 잠을 이루지 못한 날도 많았고, 동료들과 부둥켜안고 울었던 날도 적지 않았다. 365일 24시간 나를 학원 그리고 학부모님들과 연결해주는 키즈노트가 아니더라도 내 마음은 늘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가득 차 있었고, 누구를 만나던지 영어유치원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언젠가 남편은 “그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는 없어?” 라고 할 정도였으니 나에게 퇴근은 퇴근이 아니였다.


집에서도 마음이 퇴근하지 못한 나를 보며 애꿎은 키즈노트를 탓할 때도 많았지만, 그냥 나란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 일단 시작하면 뭐든 깊고 진지하게 임해보아야 하는 사람. 나도 이렇게 매사에 진심인 내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지만, 이러한 캐릭터 덕분에 이러한 글까지 쓰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나로서는 이 글을 써야 이 직업이 내게 준 임무를 완수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것은 그냥 내 운명이라고 해두자.


“정말 영어유치원이 그래요?”


정말 이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이 질문은 영어유치원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진 것이 없으며 그래서 인지 많은 환상과 오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돌아보니, 나도 직접 발을 담가 보기 전까지는 그랬던 것 같다. 막연히 무언가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일이 일어나는 곳 아닌가 그런 이미지로 존재했던 미지의 영역이랄까?


나름의 애정으로 현업에서 일해 본 사람에 의해 이 이야기들이 편견없이 발화되야 하지 않을까 라는 책임감에서 이 글은 시작되었다. 세상의 모든 선택에는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존재하기에 영어유치원에 대한 선택 또한 그러하다. 그러므로 내가 글을 이어가면서 언급하게 될 단점들이 있다면 그 또한 개선되거나 건강하게 발전되길 바람으로 써내려 가는 것이 될 것 이기에 영어유치원에 대한 성토나 폭로 글 이런 류를 찾고 계시다면 충족시켜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영어유치원은 나와 내 동료들의 일터이자, 우리가 만나는 아이들이 하루의 많은 시간을 쓰는 곳이다. 즉, 이 곳 또한 사람이 사는 사회의 일부라는 뜻이다.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의 바운더리를 지켜주면서도 함께 어우러져 사는 곳이다. 영어유치원 또한 그런 홀 케이크에서 한 조각을 자른 모습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우리 나라에서는 영어라는 단어가 붙으면 일단 두려움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그냥 영어를 무언가 해치워 버릴 대상이 아니라, 앞으로 어차피 헤어질 수 없는 미우나 고운 가족이라고 승격시켜 주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그럼 이제 여러분을 초대한다. 환상과 현실 사이 그 어딘가, 영어유치원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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