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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4 [우리 집은 어디에] 임대주택, 점프!

임대주택, 점프!

by 스테이시 Jan 28. 2019

 내 당첨 이력은 SH 2013 장기안심 SH국민임대 49형 SH장기전세 59형 SH국민임대 59형 LH국민임대 59형 SH 2018 행복주택 그리고 이외에 두 번의 예비자가 된 적이 있는데, 당첨까지 이르지는 못한 적도 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 라는 질문도 있을 수 있고, 왜 임대주택을 이용하고 있으면서 또 신청을 하냐라는 공격(?)도 있을 수 있겠다. 위에 열거한 모든 주택을 이용하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이용할 마음이 없는데 신청만 해서 내가 붙고 다른 사람이 기회를 잃어 다기보다는 시간 차로 보는 게 더 적합한 것 같다.  이사를 준비할 때는 아직 어딘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루트를 다방면으로 뚫어야 한다. 하나만 딱 신청해서 되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감나무 아래 앉아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거나, 예비 하나 된 것으로 예비가 빠지기를 기도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여하튼 비슷한 시기에 신청해서 결과에 시간차가 있다면, 한 제도는 이용하고 한 제도는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처음에는 49형에서 59형으로 옮기려는 시도 자체가 나 자신에게 껄끄러웠다. 뭔 놈의 욕심인지, 30년 된 원룸 아파트에 살다가 궁궐 같은 새 아파트에 왔는데, 태어난 둘째 성별이 다르다 보니 방 3개를 원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만족할 줄 모르는 것 같아서 나 자신을 타박하기도 했고, 이미 임대주택을 이용하고 있으면서 또 신청하는 것에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때 나는, 둘 다 틀렸다. 


 일단, 인간은 원래 계속 자신의 현재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꾼다. 살아있다면 말이다. 본능에 가까운 것을 절제라는 아름다워 보이는 단어로 결박하려 했으니 내 안에 싸움이 날 만했다.


 둘째, 만약 내가 다른 곳에 당첨되어 간다면, 아직 아무 곳도 당첨되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기회를 뺏는 것(?) 같이 느끼실 수 있지만, 내가 사는 곳의 예비자라면, 한 사람은 임대주택에 들어오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그렇다. 나의 갈아탐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시답지 않은 착한척하는 책임감을 벗어버릴 수 있었다. 


 내가 여러 번의 당첨을 경험한 것은 중복 당첨이라거나 골라가기라고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같은 제도 안에서는 분명 감점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진행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첨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여러 번 당첨된 것을 offensive 하게 느껴지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대박 운이 따르는 특별한 사람으로 치부하는 것은 더더욱 반대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후에 어떤 임대주택에 당첨이 되시고 사시다 보면, 제도를 갈아타야 했던 이 글의 이기적인(?) 주인장이 이해가 될 것이다. 진짜 중복 당첨이라고 불릴만한 사례를 소개하기로 하겠다. SH공사의 흑역사라고 해야겠다. 그래도 이 사건에 비하면 현재 SH공사의 태도는 조금은 발전이 있다고 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때는 바야흐로 2013년이었고, 장기전세 국민임대를 폭포수처럼 많이 공급하던 때였다. 한 해에만 1차 2차 3차 공지가 뜰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같은 제도 안에서 한 번 당첨된 사람은 감점을 받는다. 정확히 말하면 계약 사실을 기준으로 감점을 받는다. 그때 마곡지구라는 곳에 59형이 국민임대 그리고 장기전세 2차, 3차로 나누어져 공급이 되었는데, 국 임신 청자들이 장기전세 2차는 같이 신청했으니 2개 다 당첨돼서 골라간 것 까지는 이해가 된다. 그리고 다른 제도니까 중복되어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장기전세 2차 당첨 발표가 나고 계약 기간이 도래하기 전에 장기전세 3차 공고를 냄으로써, 공고일 기준으로 2차 당첨자들이 계약 사실이 없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국임과 장전 2차 당첨자들이 장전 3차까지 감점 없이 진행하므로 그 해에 연말에는 마곡지구에 동 호수를 3개를 받아놓고 골라가실 수 있는 분들이 참 많았다. 나의 지인 중에 한 분도 그중 하나였는데, 고르다가 남향을 선택하셨다는 말이 생각이 난다. 이 것이 동시에 3개 중에 골라 가실 수 있는 분들에게는 큰 기쁨이었겠지만, 사실 큰 타격은 당시 신혼부부에게 있었다. 


 3개 당첨된 사람들은 2개를 포기하는 것이니까 그것도 누군가 예비에게 기회가 가지 않는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신혼부부로 당첨된 사람이 포기하면 그때는 일반 예비자에게 돌아갔다. 현재는 올해 개정되어 신혼부부도 따로 예비 번호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올해 행복주택 1차와 2차도 당첨자 발표 8월 19일인가 17일인가 그렇고 2차 공고가 8월 30일이라서.. 계약 사실 없는 상태로 지원이 가능해서 (또 일을 이렇게 만드는가.. 걱정을 했는데...) 그 이후에 SH에서 1차 당첨자(계약 사실이 있는 사람)는 서류 컷이 돼도 최종에서 걸러내겠다고 공고를 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제 서류 당첨 공고를 내면서 당첨 예비 컷도 올리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모든 정보는 자신에게 유익이 되는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 임대주택 이용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무쪼록, 1차 예비자 분들도 속이 타실 것이고 10월 말에나 예비자 발표를 하겠다고 하니 2차만 지원하신 분들도 1차 예비자들이 11월에 많이들 계약해서 빠지길 바라시고 있을 텐데 많은 분들이 계획하신 임대주택을 이용하게 되시기를 응원한다. 


 장기전세 국민임대는 계약자가 재지원할 시 감점이 최대 10점 그리고 5점의 감점이 있다. 감점이 있다고 재당첨이 불가능하지 않다. 전략이 필요할 뿐이다. 행복주택은 같은 계층에 대한 재지원 자체가 불가능 하니 한 번의 선택을 잘 활용하셔야 될 것 같다. 


 사실 행복주택이 현재 임대제도 중에 소득제한이 가장 프리 한 편이라서, 행복주택에 입주하시는 분들은 사실 다른 임대제도로 갈아타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사료된다. 내가 돕던 가정 중에 시작할 때는 차상위 계층이어서 금방 될 것 같았는데 그리고 어디에 넣으면 될 것 같다고 이례적으로 찍어 주기까지 했는데 다른 곳을 넣어서 몇 차례 낙방한 사례가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부부가 맞벌이를 하게 되자, 국임 소득이 넘어가고 최근 행복주택 1차 때는 그 소득도 넘어서 떨어진다고 연락이 왔단다. 


 사실 행복주택 소득제한도 간당간당할 정도면, 임대주택을 이용하는 것은 지금 접으시는 게 낫다고 추천드린다. 사실 나도 내 일을 쉬면서 소득을 낮추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시도 자체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고 나의 커리어나 진보적 태도에서 누를 끼치게 된 적이 있다. 곧 출산이 임박하셔서 어차피 쉬시려고 했다는 것은 모르겠지만, 임대주택에 입주하려고 커리어를 그만두는 것은 본인에게 장기적 마이너스가 될 수 있으니, 최대한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보셨으면 좋겠다. 


 사실 인생은 새옹지마이지 않은가. 내가 아는 분은 마곡지구 장기전세가 그렇게 되고 싶으셨는데, 안돼서 그냥 샀단다. 그분은 지금 자산이 3배로 불었다. 뭐, 인생을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임대주택이 당신이 그리는 인생의 시기에 꼭 필요하면 올라타시고 아니면, 좋은 제도네 하고 스쳐가시는 것도 방법이다. 


 이 글의 시작을 읽으시면서 갈아타기 팁 같은 거 기대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감점받고 낮은 점수로도 들이박은 것..이라고 해야 하는가. 혹자는 내가 운이 너무 좋아서 넣는 것마다 당첨된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지난 추석에도 YES24에서 이벤트에서 마일리지 적립해주는 간단한 클릭에서도 꽝이 2번이 나오는 마이너스의 손일뿐이다. 


 단지, 저만큼의 당첨이 되기까지 저기에 다 기재하지도 못할 많은 시도와 떨어짐도 있었다는 것을 알고 가셨으면 좋겠다. 


 갈아타기의 팁은 우리 가족에게 간절한 다음 거주지를 마음에 품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다. 


 늘 그렇다. 임대주택 글을 찾아서 읽고 있는 당신은 누군가에게 따뜻한 집을 제공해주고 싶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사람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한 가족이 행복해지는 데, 아주 아주 조금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이 글을 계속 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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