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그리고 4일

스타트업 박싱데이를 준비하다 내려놓으며.

by 작가미상
It's a first prototype.

많이 듣고 많이 되뇌었다.


그러나 오늘처럼 와닿은 적은 없었다. 내가 맡은 일을 내려놓으면서 저 문장이 떠오를 줄이야. 디자인씽킹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그러나 실제로는 와닿은 사람이 많지 않았던 그 문장.


어느새 실패가 두렵지 않다고 느꼈다. 내가 만든 또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을 멈추는 것에 있어서.

하지만 내가 멈춤으로써 나의 팀원들이 같이 멈추는 것이 조금 두려워졌다. 그리고 조금 슬펐다.


나에게 1주일, 그리고 4일 이라는 시간은 내가 상상하던 팀장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시간이었다.

팀원들이 자신의 역량보다 과하지 않되, 도전적인 업무를 줄 수 있도록.

일보다 사람을 공감하며 같이 일할 수 있도록.


내가 맡은 팀원이 쓸데 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지 않도록 벽을 세워주는 것.

목표를 달성하되, 모두가 자신의 능력에 맞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최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때로는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는 것.

일한 만큼 최대한의 보상을 주는 것.


그리곤 때로는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내가 과연 대규모의 행사를 운영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밤마다 찾아왔다.

나를 흔들기도 하고, 나를 작게 만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방향이 보였다. 팀원들과 함께 나아갈 방향이.

그 때부터는 나 자신과 팀을 믿었다. 때로는 내가 모르는 훌륭한 리더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사람과 상황에 나는 방향을 틀었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자신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에 의해.


단순한 진리. 일보다 사람을 공감하는 것.

왜 사람들은 쉬운 것만 놓칠까? 무엇이 그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입만 트이게 만들었을까?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싶다' 라는 다짐이다.

1주일, 그리고 4일 일했지만, 나에게는 한달과도 맞먹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 시간이 길었다면, 나는 더 많은 스케치를 할 수 있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었고 배웠다.


때로는 비행기를 타고 구름 위를 올라가보는 것처럼.

나 역시 높이 올랐고, 다시 내려왔다.


fin.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