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수 Oct 06. 2023

팥빙수 삼각지

동네 산책 루틴이 반년을 넘었다. 집을 중심으로 세밀한 지도가 머리에 놓였다. 회사 인간에겐 존재하지 않던 지역사회가 발견됐다. 생활의 틈새를 메워주는 소상공인들이 존경스러워졌다. 종적을 모르겠던 내 세금의 쓰임에 감사와 감시의 마음이 생겼다.


서쪽으로 고척, 남쪽으로 문래, 동쪽으로 목동 앞단지에 이르기까지 산책 반경도 넓어졌다. 걸음으로 두 시간 정도의 거리 만만다. 아지트를 심는 재미도 쏠쏠하다. 북 빼고 동서남 꼭짓점에, 준수한 팥빙수 집이 하나씩 있다. 보슬보슬한 우유 얼음에 구수한 팥과 쫄깃한 떡이면 더 바랄 게 없는 게 팥돌이의 인생이다. 가격이 3분의 2 정도면 더더더 바랄 게 없겠으나. 가뜩이나 우유값이 오른단다. 살살 살기에도 견제구가 많네.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이 가기 전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