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동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대추가 여럿 떨어져 있다. 매년 한결 같이. 무슨 생각인지 고개를 한껏 꺾어 대추나무를 올려다봤다. 7년 만에 처음이다. 두껍지도 않은 가지들에 무수하게 대추가 달려있다. 잎도 몇 개 없이 기이하기까지 하다. 감나무도 그렇다. 우리 동 옆 지상주차장에서 내려서 집 방향으로 오다 마주치는 감나무는 3미터는 될까 한 아담한 키에 온통 감으로 뒤덮여있다. 어디서 이 에너지들이 잉태되는지 신기할 정도다.
아버님, 어머님과 연천 호로고루에 다녀왔다. 오전에 잠시 떨어지던 빗방울이 무색하게 개인 하늘은 풍요의 끝을 보여준다. 무엇이든 영글지 않을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