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에스더 씨와 김창옥 씨가 시차를 두고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여에스더 씨는 예능에서 독특한 명랑함을 뽐내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의사다. 어느 날 그녀는 고백했다. 우울증을 오래 앓아서 마지막 치료방법까지 쓰고 있다고.
김창옥 씨는 손가락에 꼽힐만한 스타 강사다. 재담이 국보급이다. 그도 극심한 우울증이 와서 일을 다 놓았던 적이 두 차례 있다.
우울이 정확히 뭘까. 낙담하고 의욕이 없고 다 싫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유퀴즈에 나온 나종호 정신과 교수의 설명이 쉽고도 명료하다. 과거의 일을 자꾸 생각하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만 앞서면 머릿속이 다 차버려서 현재를 살 공간이 없다고.
이렇게 이해하면 우울은 정도의 문제다. 후회 없는 사람이 있으랴. 불안 없는 사람이 있으랴. 후회가 현재의 땅에 그림자를 걸치고 불안이 현재의 하늘에 구름을 부른다.
허지원 심리학 교수는 중앙일보 칼럼에서 고백한다. 임상심리학자들도 '예외 없이 우울하지만, 그 우울을 어떻게든 잘 데리고 다니려는 중입니다'. '방안에 의자가 있듯, 아득히 무한한 우리 마음의 공간에 우울 하나쯤은 있을 수도 있겠지요'.
명상의 원리가 나에게 말 걸기이듯이, '내가 슬프구나. 내가 괴롭구나' 알아봐 주면, 그림자(후회)는 쉼(성찰)이 되고 구름(불안)은 여유(준비)가 되리라. 모른 체하다가 머리를 허리케인이 지배하면 몸은 좀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