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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의 노하우 Nov 07. 2017

15.의료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온다._빅데이터

우리가 복용해야 할 약을 빅데이터를 통해 결정하는 시점.

티핑 포인트: 우리가 복용해야 할 약을 빅데이터를 통해 결정하는 시점.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작은 변화들이 축적되어 거대한 변화를 이루기 전의 균형을 깨뜨리는 변화의 시점



의사들은 바쁘다. 전공의에 임상교수까지는 진료를 보고 진료과의 온갖 잡일들을 처리하느라 집에도 제대로 못 들어간다. 죽을 만큼 노력한 끝에 간신히 교직원으로 임용이 되어도 끊임없는 업무의 연속이다. 우리가 대학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볼 때 의아한 것 중에 하나가, 어떤 의사는 진료를 일주일에 3번에서 4번, 그것도 오전이나 오후에만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가끔은 나머지 시간은 뭐하고 지내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대학병원의 의사들은 여전히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지낸다. 왜 그렇게 바쁠까? 연구다. 새로운 치료방법을 찾아내고, 더 나은 진단방법과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이 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발표되는 것 중의 일부가, “피부미인이 되고 싶으면 금연하세요”, “겨울에 심근경색이 증가한다”, “위암이 걱정되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라” 라는 식으로 기사화 되서 나온다. 신약과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전향적(Prospective)으로 진행되는 연구도 있지만, 전향적인 연구는 환자의 상태와 환경에 많은 통제가 이루어 지기 때문에, 실제 우리의 삶과 더욱 밀접한 연관이 있는 위와 같은 연구는 기존의 환자들의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후향적(Retrospective)연구들이다. 이러한 후향적 연구들을 데이터만 있다면, 가설에 따른 데이터의 정렬과 통계적 분석을 통해 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 문제는 데이터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국의 병원에 흩어져 있는 환자들의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기는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려우면 어렵지 결코 쉽지는않다. 예를 들어, 흡연을 하는 30대 여성의 피부의 변화를 관찰하고 싶다면, 전국의 피부과에 정기적으로 내원하는 30대 여성 환자의 진료기록을 한 곳에 모아서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 1년 후의 피부의 변화를 분석할 수 있다. 여기에 어떤 치료가 있었고, 어떤 기저 질환이 있었으며, 처음 피부상태에 따른 분류 등을 통해 별다른 개입 (Intervention) 없이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데이터의 수집이 결국 문제인 것이다. 


의료계에서 빅데이터의 활용은 이미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빅데이터이다. 기억해보라.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우리가 병원에 갔을 때, 진료 챠트(Medical Record)의 대부분은 종이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10여년이 흐르는 동안 대부분의 병원에서 진료 챠트는 전자식 진료 챠트(EMR, Electronic Medical Record)로 전환이 되었고, 진료를 보는 동안 의사는 컴퓨터 화면을 통해 환자의 과거 상태와 투약이력을 즉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CT와 MRI 결과를 앉은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다음 방문의 예약과 처방 등도 한자리에서 가능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모든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개인정보보호 등의 문제로 제한이 따르기는 하지만, 진료환경 하에서 수집된 상당수의 데이터들이 한군데에 모여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이미 마련이 되어 있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http://opendata.hira.or.kr/home.do) 에 들어가 보면, 우리가 많이 겪게 되는 다빈도 질환에 대한 정보에서부터 이 질환의 치료에 어떤 약물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어떤 병원에서 이런 환자를 많이 치료했고, 그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자료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적절한 절차를 거쳐 누구나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의료의 질은 조만간 이전과는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질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분야][자료] Silicon Valley Bank survey ofhealthtech exercutives and investors, 2016

이와 같이 의료산업은 빅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가장 가치 있는 미래 활동들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측이 되고있다. 의료산업에는 인공지능을 비롯하여 사물인터넷과 3D 프린팅, 로봇공학 등의 최첨단 기술들과의 융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빅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기술분야로 손꼽히고 있다.(1)



보다 가치 있는 치료법을 찾아라.


현재에 가장 대표적인 성인병인 당뇨병과 고혈압은 여러 복합적인 질병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유전적 소인이 강한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질병들이다. 당뇨병은 우리 몸의 혈당 조절이 안 되는 병이고, 고혈압은 우리 몸의 혈관의 혈압이 높아지는 병이다. 이 두 가지 질병은 뇌졸중과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사망률이 높은 질환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 중 하나이다. 당뇨가 있는 환자는 혈액의 점성이 높아짐으로 혈액순환을 저해하고 고혈압의 또 다른 원인이 되기도 하고, 당뇨와 고혈압이 함께 있는 경우 합병증의 위험율은 급증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의수는 752만명에 달하며, 30세 이상 국민 10명 중 3명 꼴로 고혈압 환자에 해당한다고 한다.(2) 또한 당뇨병 환자의 수는 3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3)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에게 A라는 약이 가장 비용효과적이라는 전향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있어,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임상시험은 10여년이 넘는 장기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비용의 문제와 의지의 문제가 결합되어 시중에 나와 있는 장기안정성 데이터는 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A 라는 약물을 10여년 동안 장기복용했을 경우의 부작용과 혈당 조절효과, 이를 종합한 비용효과성에 대한 평가를 다시 내릴 수 있다. 별다른 복잡한 절차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앞에 앉아 빅데이터의 자료를 분석하는 것만으로 말이다. 거꾸로 당뇨와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10여년 동안의 진료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장 안전하고 비용효과적인 치료법이 무엇인지, 어떤 환자에게 어떤 치료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는지 등에 대해 조금은 더 세부적이고 직접적으로 치료에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결과들도 도출해 낼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우리나라 의료보험 재정 절감에 절대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질병의 관리와 수명의 연장에 있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혼자가 아닐 때 더 힘이 솟는다.


최근에는 대형종합병원을 시작으로 해서 각 병원별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가치 있는 데이터들을 보다 잘 활용하기 위해 빅데이터 전담 조직 등을 신설하고 있다. 또한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라는 속담처럼 흩어져 있는 각 기관의 빅데이터들을 통합하여 보다 가치있는 보배를 만들기 위한 작업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병원간의 공동 플랫폼의 형성이나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기업과 병원간의 컨소시움의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다.(4) 


어떻게 보면, 가장 빠른 속도로 우리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고있는 분야가 바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분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병원과 기관들간의 협업은 걸음마 단계로 보다 활발히 그리고 보다 규모가 큰 공동의 플랫폼을 형성해야 하고, 궁극에는 정부의 주도를 통해 모든 의료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다 의미 있는 데이터의 활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강제적으로 이런 플랫폼의 참여를 강요할 수 없고, 개인정보의 보호 등과 같은 도덕적 이슈 등이 남아있다. 







1.     [BigDataMonthly 제29호] Healthcare 분야에서의 Bigdata Trends Top 5 등, http://www.nia.or.kr/site/nia_kor/ex/bbs/View.do?cbIdx=26537&bcIdx=18584&parentSeq=18584


2.    고혈압 환자 800만 시대, 집에서 혈압 재는 환자는 3명 중 1명 불과,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7722590&memberNo=8885713&vType=VERTICAL 



3.    대한당뇨병학회, http://www.diabetes.or.kr/general/class/index.php?idx=1


4.     [바이오기획] "의료 혁명, 빅데이터가 답이다"… 병원간 `공동 플랫폼 구축` 활기,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7110202101176788001&ref=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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