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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낙산우공 Apr 18. 2023

곤트란쉐리에 거제

루프탑에서 아침을…

처음 숙소에 도착해서 주변을 살필 때 웬만한 프랜차이즈는 꽤 구비되어 있는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숙소 1층에는 버거킹과 편의점이 있고 도보 5분 거리에 파리바게뜨, 롯데마트, 맥도날드, 스타벅스가 있었다. 이 정도면 서울의 집보다 훌륭한 인프라였고 아이 밥 굶길 일은 없겠다 싶었다.


이튿날 아침, 자고 있는 아이를 두고 나와 동네를 어슬렁거려 봤더니 눈에 들어오는 집들이 훨씬 많았다.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식당도 눈에 띄었고 굴지의 조선회사 근처라 그런지 상권이 꽤 발달해 있었다. 옥포의 이태원이라고 불린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지만 유흥가 느낌도 제법 있어 아쉬웠다.


그 와중에 눈에 들어오는 빵집이 보였다. 냄새도 근사했고 인테리어도 범상치 않아 커피를 한잔 주문해 봤다. 2천5백 원이라는 가격이 무색할 만큼 맛있는 커피에 다시 한번 놀랐다. 알고 보니 이미 대도시에 꽤 퍼져있는 프랜차이즈였다. 그리고 커피값도 지역물가를 반영한 것인지 서울에서는 4천 원이 넘었다. 아무려면 어떠랴? 여기 있는 동안은 마르고 닳도록 다녀 보리라 결심했다.


숙소에 돌아와 틈나는 대로 아들에게 이곳 이야기를 했는데 아들과 함께 나와 아침을 먹기까지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4층 루프탑에는 아무도 없었고 전날 비가 와서 의자가 좀 축축했지만 눈앞에 펼쳐진 옥포 앞바다를 바라보며 기분 좋게 커피와 빵을 즐겼다. 옥포수변공원을 산책하기로 했으나 한 시간도 안 되는 사이 아이의 체력은 바닥을 보여 숙소에 돌아와야 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흘렀다. 빵집에서 사 온 빵과 식빵은 바닥이 났다. 아들이 엊그제부터 다시 가보자 하니 속는 셈 치고 믿어본다. 내일은 꼭 공원 산책까지 시도해 보리라. 거제는 넓고 갈 곳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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