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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낙산우공 Aug 07. 2021

Violence

폭력의 대중화(2015. 9. 22)

폭력: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에 쓰는 주먹이나  또는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 넓은 뜻으로는 무기로 억누르는 힘을 이르기도 한다.

* 출처 - 네이버 어학사전

 

우리 사회는 폭력적이다. 우리가 말하는 폭력을 물리적 가해행위로 한정할 경우에도 우리 사회는 폭력적이고, 넓은 뜻으로 해석할 경우에는 매우 폭력적이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날마다 그 폭력으로 인한 사건과 사고를 접하지만, 그렇게 사회부 기자들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는 분명히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우리 사회는 물리적 폭력에 있어서는 과거의 관대함을 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넓은 의미의 폭력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폭력이 집단적이고 조직적으로 일어나는 곳을 생각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 군대를 이야기할 것이다. 군에서 일어나던 암묵적인 폭력의 조장은 군기 확립과 전투력 상승, 사고예방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화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폭력은 마약이나 도박만큼이나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결국 폭력을 절제하며 활용할 수 있는 인간이란 없다. 폭력이 극대화된 전쟁을 보라. 세계 전쟁사를 줄줄 꾀는 밀리터리 마니아가 있지만, 전쟁의 실상은 항상 잔혹성과 비인간성으로 수렴된다. 그 어떤 명분의 전쟁도 실상은 인간끼리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것일 뿐이다. 전쟁의 비인간성은 사실 전쟁의 승패가 결정 난 이후에 더 강렬하게 드러난다.

 

폭력에서 말하는 무기는 사전에서와 같이 주먹이나 발 또는 몽둥이 따위였다. 그것이 살상 무기로 진화한 것이 전쟁이다. 그렇게 물리적 폭력은 잔혹해졌지만 정말로 사람을 잡는 것은 '권위'로 무장한 보이지 않는 무기의 등장이다. 이제 폭력은 폐쇄적이고 은폐된 군대에서의 문제만이 아니다. 모든 조직이 폭력을 행사한다. 그들의 무기는 과거와 같은 재래식 무기가 아니다. 그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게 만드는 고도의 첨단장비다. 레이다에도 잡히지 않는다.

 

사전적 의미로 해석해 보아도 폭력에서 사용하는 무기란 상대를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 쓰는 수단을 뜻한다. 이제 모든 조직은 주먹이나 몽둥이를 능가하는 어마어마한 무기로 무장했다. 부하직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드는 상관이 행사하는 폭력의 수준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전치 몇 주의 진단이 나오는 타박상이나 골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지만, 그들은 가시적 흔적 없이 폭력을 행사한다. 권위주의 시대에 저항세력을 탄압하던 고문전문가를 능가한다. '탁'하고 쳤더니 '억'하고 죽는 일도 없다. 그냥 원인불명의 이유로 '억'하고 죽는 것이다.

 

정말 슬픈 일은 조직 내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대부분의 이들이 폭력의 실체를 모르고, 주체를 모르며, 피해상황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들도 그렇게 길들여졌을 뿐이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아랫사람들을 독려 내지는 협박(?) 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정말 폭력적으로 상대를 거칠고 사납게 제압하려 하며, 그들의 무기를 다각도로 그리고 다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그것이 폭력인지 조차 알지 못한 채... 대한민국의 조직은 사도 메조히즘이 장악하는 변태의 장이 되어버릴 수 있겠다는 심각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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