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숨을 쉬고 싶어서
모든 지,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얻으려고 하면 탈이 난다.
지금까지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손에 쥐고 가려고 했다.
한 손에 하나씩만 쥐고 가도
그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운 법인데,
조금만 손이 가벼워지면 나태하다고 여겼다.
잠깐 숨만 고를 수 있을 만큼만
"조금만, 조금만 더"를 반복하며
스스로에게 채찍질하며 쉬지 않고 달려왔다.
결국 내가 원래 하고자 했던 것을
할 수 없을 만큼, 몸과 마음이 크게 아팠다.
사실 답은 늘 마음에 있었다.
삶에 정답은 없지만,
무엇이 내게 옳은 길인지는 알 수 있다.
어떤 길을 어떤 방법으로 가야 하는지,
어떤 방향에 지금 서 있는 건지,
이번에는 조금 돌아가야 더 좋은 것인지,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와 마음은 늘 다른 선택을 했다.
그래서 자꾸만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현실과 마음은 다른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가장 큰 착각 속에 빠져있었다.
마음에 맞게 현실을 바꿔나가면 된다는 선택을 뒤로한 채,
당장 눈앞의 현실만 보기에 급급했다.
미련하게 걱정인형을 자처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불안했기에
'확신'과 눈앞에 보이는 '결과'를 좇았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늘 걱정을 달고 살았고
걱정에는 고민은 한 세트였으며
그 고민에는 늘 불안이 달라붙었다.
나는 평소 선택을 쉽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어떠한 선택을 하기까지,
그리고 그 계획을 세우기까지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여러 가지 길을 만들어두고, 그에 따른 계획을 세우며
그렇게 끝없는 가정에 가정을 더했다.
쓸데없는 걱정까지 만들어서 했다.
후회 없는 선택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을 하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실패하기 싫었다.
완벽한 성공을 바라진 않아도,
완벽한 실패를 피할 수 있는 선택을 하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끝없는 고민을 하는 이유였기에.
하지만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가만히 바라보니,
나는 완벽한 실패를 피한다는 핑계로
내가 볼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실패만 바라보고 있었다.
'반드시 성공하겠어도 아닌, 반드시 실패하지 않겠어'라니
얼마나 미련한 생각이었는지 모른다.
적당히 넘어져보고 넘어지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실패를 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데도
타이밍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다행인 건 더 늦기 전이라는 것뿐.
지금까지는 숨이 찰 때까지 헤엄을 쳐왔다면,
앞으로는 숨을 참을 수 있는 방법을 배워보려고 한다.
제자리에 머물면서 고민만 거듭하는 것보단,
준비된 상태에서 옆에 다가온 기회를
바라보고 낚아챌 수 있도록
이제는 제대로 된 확신을 가져보려고 한다.
나약하고 흔들리는 건 죄가 아니다.
본인이 그것을 알고도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 나쁜 것이다.
'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책도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흔들리는 순간이 찾아온다.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평화로워질 만하면 찾아올 것이다.
흔들리더라도 중심만 제대로 잡으면 된다.
오뚝이처럼 기울이더라도
'나'라는 나 자신과 목표를 놓지만 않으면 된다.
꺾여도 괜찮다, 돌아올 곳이 존재하니까.
나부껴도, 넘어져도 괜찮다.
앞으로 무얼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만
뚜렷하게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잠깐 넘어지는 게 어때서.
넘어져봐야 일어나는 방법도 배운다.
그리고 몇 번은 넘어져봐야 회복하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나는 빨리 더 멀리 나아가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멀리 걸어가고 싶다.
숨을 쉬고 싶어서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숨을 쉬고 싶어서 숨을 참는 방법을 배운다.
단지... 숨을 쉬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