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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n Jan 10. 2019

0' 프롤로그, 여행 전

나의 즉흥여행도 이랬을까 - 계획을 안해서 보였던 것들

다이어리는 내 옆에 언제나 필수품이었다. 연말의 2주동안은 신년의 계획을 짜는데 소모할 정도로, 계획을 중요시했다. 매주 주말도 다음주 계획을 세웠고 다음주를 맞이했다.


일상생활에서도 계획을 짜고, 행동하는 것을 중요시하는데, 여행에서는 더 심했다. 여행을 한번 가게 된다면, '그 한번에 그 지역에 모든 것을 보고오자'는 주의였다. 그렇기에 시간 단위로 계획을 정확하게 짰고, 이에 맞게 경비 또한 정확하게 계획했다.


이러한 여행의 단적인 예시로, 18년도 8-9월에 다녀온 유럽여행이 있다. 34일의 일정을 시간 단위로 계획했고, 특히 여비가 촉박했기 때문에 최대한 교통비, 식비를 아끼는 방향으로 여행을 계획했고 행동했다. 이와 같은 행동으로 총 400만원의 비용으로 유럽을 다녀올 수 있었다.


무작정 여행, 그런건 내 삶에서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웃기게도 유럽여행 때문이었다. 34일 동안, 모든 일정에 맞춰 여행을 하다보니, 여유를 찾을 수 없었고, 이러한 강박관념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듯 했다.(물론 이로 인해 추억이 더 쌓이기는 했다)


연수를 온 것도 아니고, 여행은 즐거워야 했는데, 스트레스를 받는다니, 아이러니했다. 귀국편 항공기에서 유럽여행을 회고하니, 위와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기에 나의 기존여행과 다른 무작정 여행, 즉흥여행에 대해서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렇게 34일에 유럽여행을 마치고 귀국하고 나니, 여행으로 인한 긴장이 풀려서인지, 감기 몸살을 걸리게 되었고, 이를 통해 즉흥여행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극단적으로 다른 여행도 다녀봐야 내 여행에 대한 가치관이 바뀔 것 같았다.


귀국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왔다. 인턴 생활로 번 돈으로 다녀온 유럽이었기에, 인턴을 그만둔 지금 나에게 고정적인 수입이 없었고, 학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운 좋게도 과외까지 하게 되어, 생각보다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학원의 방학 기간, 나는 이 1주일 동안 여행을 가고 싶었다. 정말 문득 가고 싶었다. 힘들었던 유럽여행이었지만, 그 여행으로 여행의 흥이 아직 남아있어서 였을까. 바로 비행기 편을 알아보았다. 돈을 더 주고 일본을 갈까 했지만, 오랫동안 못 간 제주도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것도 여행 하루 전 날에.


그동안 혼자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다녔었는데, 이번에는 친한 친구와 함께하는 새로움도 있었다. 그 친구와 여행 전 날, 비행기표와 숙소, 렌트까지 한번에 마칠 수 있었고, 그렇게 나의 첫 즉흥 여행이 시발점이 마련되었다.


다음날 여행을 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여태까지 여행과 달랐기  때문일까. 특히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간다는 사실, 꽤나 먼 제주도로 간다는 사실은 받아들여지지도 않았다. 그렇게 하루는 평소와 다름없이 흘러갔다.


그리고 이 여행으로 나의 많은 것들이 변할 줄 몰랐다.


수필 제목 : 계획을 안해서 보였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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