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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가체프 Jan 11. 2024

저는 나쁜 엄마입니다.

9살 아이와 꿈 지도를 만들다가 알게 된 사실

3년째 혼자 드림보드를 만들다가

올해는 아이와 같이 해 보기로 했다.


아이는 아이의 드림보드를,

나는 나의 드림보드를

"따로 또 같이" 생각해 보고 있다.


어느새 9살이 된 그녀!


그녀의 꿈은

최고의 귀요미, 아이돌, 강아지/고양이 돌보는 사람,

태권도 사범님을 거쳐 요즘은 '게임 유튜버'다.





"꿈 지도를 만들어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자.

이루고 싶은 일들을 잊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 가면 신나겠지.

힘들고 지칠 때, 꿈을 생각하면서 다시 힘낼 수도 있고."



"어, 좋아!

빨리 이십 살이 되어서 게임 많이 하고 싶어.

엄마, 근데 친구들이 엄마 나쁘대."



"왜?!..."



"내가 나는 주말에 유튜브 조금 보고,

아빠랑 게임도 할 수 있다고 너무 좋다고 했더니,

자기들은 매일 할 수 있대.

그래서 못하게 하는 엄마 나쁘대."



"윤서도 매일 하고 싶어? 엄마가 나쁜 거 같아?"



"매일 하고 싶긴 한데,

엄마는 내 머리를 지켜줘야 하잖아.

안 나빠. 괜찮아."



요즘 자꾸 '게임 많이 하는 게 소원이다,

게임이 몸에 좋았으면 좋겠다,

유튜버가 꿈이다'라고 해서 사실 좀 못마땅했다.



지극히 보수적인 데다 모범생인 엄마는

아이가 그저 희망사항을 이야기하는 것뿐인데도

몹시 거슬리고, 아이의 앞날이 걱정되기도 했다.



지금 이 아이의 행동을 제대로 보고,

아이의 말을 제대로 들으면

걱정할 게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



게임, 유튜브만 너무 많이 하면

전두엽이 망가진다는 내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



나중에 게임 유튜버하려면

그전에 버츄 유튜버를 하면서

엄마들에게 신뢰를 쌓고, 인기를 얻어야 한다는

내 말을 철석같이 믿는다.


자기 아이가 게임하는 거 좋아하는 엄마 봤냐고,

지금 게임 유튜버 되면 엄마들이 싫어해서

구독자 수가 전혀 늘지 않는다고

나름 근거 있는 말을 덧붙이긴 했지.



영어를 잘해야 글로벌 팬이 생겨서

조회 수가 늘어난다는 말도 순수하게 받아들인다.



엄마 계정으로 만든 아이 유튜브 채널






엄마가 먼저 제안하긴 했어도

버츄 카드 기, 영어 그림책 읽기는 하다 보니

아이가 재미있어해서 다행이기도 하다.

  


나쁜 엄마 노릇을 할 수 있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도 저는 나쁜 엄마로 살겠습니다.


그리고

나와는 다른, 자기만의 꿈 지도를 따라

행복하게 살아갈 그녀를 믿고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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