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부 중국 윈난성 귀주성 광시성, 유채와 다랑논 삶
핑안춘(平安村) 용척 제전 마을,
가파른 비탈은 신화 속 미로.
용의 등과 같은 산비탈 위라서일까,
하늘에 가까워서일까,
별빛 넘치는 자리라서일까,
숙소 입구에는 주인이 붙여 놓은 별 다섯.
계단엔 밤낮 물기가 반짝 반사되어
비 내리는 날 미끄러운 바위산.
손은 계단을 디디고
눈은 번들거리는 대리석 계단에 닿는다.
맨 위층 303호 베란다에 서면
마을과 다랑논이 발아래,
겨울 논은 잔잔한 거울처럼 풍경을 담고
구름띠는 산허리에 걸려
하나였다가 둘,
셋이 되어 층층이 흐른다.
호텔 뒤 가파른 길을 오르면
좌우로 평탄한 산책길.
오른쪽은 구룡오호九龍五虎,
왼쪽은 칠성반월관망루七星半月觀光樓,
세계제전원향世界梯田原鄕 다랑논이
용처럼, 호랑이처럼 산을 휘어 감는다.
좡족壯族은 원나라 때부터 숨어들어
용의 척추 같은 산등성이를 깎고
모 한 줄 심을 넓이조차 일군 계단 논,
한 두렁, 한 끼 밥을 지을 수저만한 땅,
조상이 한 층 한 층 남긴 삶의 흔적,
습지 위로 그들 다랑논처럼
대숲이 바람에 줄지어 흔들린다.
계곡물 가파르게 쏟아지는 겨울에
계단식 논은 용처럼 산을 타고,
사람은 계곡물처럼 시간을 흘리며
능선 따라 그들 삶의 흔적 하나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