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림자의 노래2] 1-6 삶은 여행

해찰 퇴직자의 세계 배낭여행

by 초이르바

길을 나서는 순간,

여행은 시작된다.

몇십 년 만의 폭설 속

느릿느릿 공항을 향하는 버스도,

연착된 12시 20분 비행기 앞,

기다림마저 여행이다.

제빙을 반복하는 기체 아래

7시간 반을 앉아 있는 몸,

좁은 좌석도 여행이다.

떠났기에, 늦음은 늦음이 아니다.

여행은 늘 지금, 여기에 있다.

홍콩의 깊은 밤,

맥주 한 잔으로 나를 적시는 세 시간,

싱가포르 환승 대기 다섯 시간,

기다림은 살갗에 스며드는 여행이다.

입국 심사대에서 손끝 땀을 말리고

숨소리조차 낮추는 순간, 그 또한 여행이다.

출국장을 나서며 마주한 낯선 공기 한 모금,

여행은 기다림 후의 대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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