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는 끝이 없습니다

진짜 어른은 끝없이 배우는 사람입니다

by 김반짝

저는 약 4년 전, 딸아이와 함께 떠난 안동 여행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날, 박물관을 찾았고 그곳에서 한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셨는데, 눈빛은 아이처럼 반짝였지요. 유튜브를 하시고, 시도 쓰시며, 하루하루를 끊임없이 배우는 삶을 살아가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저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떨궜습니다. 그동안 저는 ‘바쁘다.’,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배우는 일을 자꾸만 뒤로 미뤄왔습니다. 현실에 치이고, 책임에 짓눌려 살다 보면 제 배움은 늘 다음으로 밀려났지요. 그런데 그날 만난 할아버지는 제 마음 깊은 곳을 조용히 흔들어 놓으셨습니다.


“나랑 60 갑자 띠동갑이니 친구 하자고.”


장난스럽게 웃으시며 말씀하셨지만,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풀어졌습니다. 당시 저는 꽤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당시 아이는 많이 아가인 금쪽이었고, 엄마인 저도 여전히 미숙하고 서툴렀습니다. 그런 저의 힘듦을 읽으셨던 것일까요. 저를 향해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기도 아기인데, 엄마도 아기 같구먼. 그래도 잘하고 있어. 이 험한 세상 속에서 이렇게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훌륭해.”


그 말씀을 들으며 저는 한없이 위로받았습니다. 그리고 배움이란 꼭 책상 앞에 앉아야 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에서도, 삶의 고비마다 스치는 한 문장 속에서도 이루어진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어르신의 하루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배움에 대한 그 열정은 나이나 환경을 초월한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제게 말없이 가르쳐주었습니다.

'진짜 어른은 평생 배우는 사람'이라는 걸요.




그날 이후 저는 조금씩 삶의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는 마음, 다시 쓰고, 다시 읽는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게 되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했던 배움의 길에서, 저는 비로소 첫 발을 뗀 기분이었습니다. 인생의 어느 지점이든 배움은 가능하다는 사실, 그 진실을 조용히 일깨워준 안동의 어느 박물관, 그리고 저보다 훨씬 앞선 길을 따뜻하게 걸어가던 한 어르신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는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믿습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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