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엄마가 되어 있었다.
결혼도, 아이를 낳은 것도 모두 나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일은 거창한 결심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밥 짓는 냄비 소리처럼 아주 일상적인 순간들 속에서 이어지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다.
갓난아이를 눕혀 두고 내가 과연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막막했다.
나도 서툴고 버거운데 왜 이 모든 일을 나만 해야 하는지 속으로 묻던 날도 있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작은 아이를 바라보며, 책임의 무게를 배워갔다.
시간이 흐르고 아이가 자라면서 하루의 일과도 달라졌다.
밥을 차리고, 준비물을 챙기라 말하고, 씻기고 재우는 일.
몇 줄로 적으면 단순하지만, 하루로 살아내면 결코 가볍지 않은 일들이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내가 그 모든 일을 해낸 이유는 대단해서가 아니라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사랑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 차려지는 밥상이고, 가방 속을 다시 확인하는 손길이며, 졸린 눈으로
아이의 등을 토닥이는 시간이었다.
돌아보니 나는 이미 많은 일을 해냈다.
그럼에도 늘 “더 잘해야지”, “아직 부족해”라며 스스로를 다그쳐왔다.
정작 가장 먼저 박수를 보내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었는데, 나는 나에게 가장 인색했다.
아이를 돌보고, 일을 하고, 하루를 끝까지 살아내는 삶.
그 자리에서 묵묵히 버텨온 나에게 이제는 말해주고 싶다.
“정말 잘하고 있어.”
스스로를 다독이는 일은 나태함이 아니라 다시 걸어가기 위한 숨 고르기다.
내가 나를 인정해줄 때, 다음 하루를 살아낼 힘이 생긴다.
이제는 아이가 많이 자라서 나의 손과 시간이 여유로워 졌기에 이글을 쓸 수 있다는걸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나는 아이가 중2가 되어서야 이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바란다.
세상의 엄마들은 나보다 조금 더 빨리,
자신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기를.
세상의 모든 엄마들 오늘도 아이를 사랑하느라 애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