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하는 '용기'

어느날의 '선데이 모닝'

by 오인숙
선데이모닝_3.jpg

(그) "비는 시간엔 보통 뭐하세요?"

(나) "아, 저는 그냥 쉬거나..그림 그리는데요.뭐하시는데요?"

(그)"네. 저는 자격증 공부를 해요. 공기업을 목표로요.

사기업은 언제까지 다닐수 있을지 모르잖아요. 대비해야죠.

혹시 운동은 하세요?"

(나)"..운동은 별로 좋아하진 않아서.."

(그. 혼잣말로)"음..네. 운동도 자기관리라고 생각하는데요.그렇군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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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간 소개팅에서 나눈 대화였어요.

그래도 저는 나름 열심히 회사는 다니고 있어서

이정도면 근면성실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싶었는데 어떤 사람 기준에서는 직장만 열심히 다닌다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할수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자기 관리겸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고

비는 시간에는 미래를 위한 공부도 더 해야 하고,

끊잆없이 뭔가를 '해야 하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그렇게 비는 시간없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는 인생도 의미있을수는 있겠지만,

산다는 것이 반드시 '모든 순간에' '의미가'있어야 하나 ?

라는 생각을 문득 했답니다.

그것도 어쩌면 일종의 강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젠가 본 책에서, 지금의 현대사회는 마치

'나만 최선을 다하면 뭐든지 다 해낼수 있을 것처럼' 우리를 세뇌시키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착취한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청춘의 입장에서 가장 착취하기 쉬운 건 스스로의 '시간'인 것 같아요.

같은 시간이라도 남들보다 더 알뜰하게 사용해서

남들보다 더 많은 성취를 이루어내야해!

그러다 보면 어느새 쉬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나태하다거나 게으르다거나, 등의 '죄책감' 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지요.


때로는 아무것도 안하는 것에도 '용기' 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난주 일요일 느지막이 잠에서 깨어나 밀크티 한잔을 따끈하게 끓여서

창가에 앉아 있었어요.

그러다 잠이 오면 졸고, 쌓아두었던 책도 조금 읽고,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요일의 어느 하루가 조용히 흘러갔어요.


노래를 들을 때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클라이막스의 고음일수도 있겠지만

그 고음만 계속 듣는다면 분명히 듣기가 힘들거예요.

때론 약하게 때론 강하게, 노래에도 리듬이 필요하듯이

우리의 시간에도 강,강,강의 시간이 아닌

강,약,중간 약의 리듬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이미 너무 열심히 살고 있는지도 몰라요.

때로는 주말에 뭐했어요?

라는 질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라고 답해도 괜찮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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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울고 싶을 때 그린 그림

당신이 울고 싶을 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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