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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꿈맘 Dec 22. 2023

새벽에 마주친 새 하얀 눈 어른이의 마음도 동심으로

밤사이에 새벽사이에 아침까지 오후까지 함박눈이 내린 날

12월 19일 저녁부터 조금씩 흩날리던 함박눈

전국적으로 일기예보에 눈이 내릴 거라고 했다

이날 남편에게 밤 7시 30분쯤 따르릉 전화가 왔다

충청남도 서산까지 회사에서 급하게 출장을

갔는데 아니 얼마나 급하게 내려간 건지 정신없었는지

연말 다가오니 밀린 일들 마무리하느라 정신없이

바쁜가 보다 남편 다니는 회사 현장에 몇 분 안 남으시고

4팀이 팀을 이뤄서 전국으로 다 출장을 내려갔다고 한다 광주 김해 서산 천안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남편은 이날 출장 내려가서 퇴근하면서

같은 팀 분들과 저녁식사 하러 가면서

겨우겨우 전화 한 통으로 나에게 알려주었다

1박 2일로 다녀오는 거라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천안으로 출장 내려가신 분들은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고생스러우셨을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지역으로 내려가신 한 팀은 3일 차까지

(화 수 목) 일을 하셨다고 한다





이번주 금요일에는 남편 회사에서 송도에 있는

뭐라더라 별 다섯 개짜리 쉐라톤인가 하는 고급

호텔 뷔페에 가서 회식을 한다고 한다

남편은 뭐 랍스터 어쩌고 저쩌고 먹고 싶은

메뉴들을 말하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첫 째 아이가

아빠 따라가고 싶다며 노래를 며칠 동안 불렀다

지난주부터 아빠가 얘기했으니까 ㅋㅋㅋ

1인당 식사비용이 1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라니

아이보고 우리 다음에 돈 모아서 가보자며~~~

아빠 회사 사장님이랑 회사 분들 회식하는

자리라서 따라갈 수 없다고 얘기해 주었는데도

아이의 눈빛은 여전히 반짝반짝하면서

혹시나 하는 눈빛으로 자꾸만 아빠를 바라본다

드디어 오늘 저녁에 다녀오겠네 좋겠다 남편 ㅋㅋㅋ

다음에 아이들과 꼭 가보고 싶네




2023년 12월 20일 수요일 새벽 1시

전날 저녁에 아이들 재우면서 일찍 잠이 들었다

막내 아이 옆에서 잠이 들었다가 잠결에 제설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 눈이 그렇게나 많이 내렸나 싶은 마음에

저녁에는 그렇게 쌓일 정도는 분명 아니었는데

일기 예보에 밤 12시에서 새벽 1시쯤 눈이 또

내릴 거라는 알림이 떴었다

조심스레 창문을 슬그머니 열어보니

온통 새 하얀 눈이 동네 여기저기에

쌓여 있는 게 아닌가



제설 작업하시는 분들은 밤샘하시고

동네마다 다니시며 제설차를 운전하셨나 보다

마음속으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말하고 다시 한번 창문밖 예쁜 눈 보면서

다시 창문을 닫았다


고요함 속에 잠시 동화 속 같은 눈 내린 풍경들 보며

나의 마음은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이른 아침 6시부터 기상한 아이들은 밖에 눈이 많이

내려서 쌓였다는 엄마의 말에 강아지 마냥 너무 좋아라 한다 아침에 둘째 아이의 담임선생님께서도

하이클래스에 알림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아이들의 장갑 꼭 챙기고 여분의 양말도

한 켤레씩 챙겨 오라고 하셨다


이야 작년에도 아이들 초등학교에  운동장에서

눈 많이 내린 날 전교생이 나와서 눈사람 만들고

눈싸움하고 신나게 놀았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그때 그날은 이번에 내린 눈 보다 훨씬 더 많이

내렸었다 발목이 덮일 정도로 많이 내렸었는데


그래도 이날 아침 등교한 아이들 모두 나와서

또 눈놀이를 했다고 한다

아이들의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 좋았다



엄마 나는 눈오리 만들 거예요

하면서 신발장 구석에 있던 눈오리를 찾아서

등굣길에 나선 초등 6학년 첫째 아이




그렇게 12월 19일 저녁에도

12월 20일 새벽까지 아침까지 오후까지도

예쁜 함박눈이 흩날리며 예쁘게도 내리고 또 내렸다

12월 20일 수요일 아침 등교하며 눈오리 만드는 첫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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