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금요일 아침부터 눈물이 났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울 일이었는지 의문이지만,
버스에서도 울고, 사무실에서도 울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오후반차를 냈다.
갑자기 생긴 여유였지만 짧은 시간에 계획을 세웠다.
가까이에서 일하는 친구와 점심을 먹고,
혼자 한강 쪽에 가서 책을 읽어야지.
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한강... 어디로 가야 하지?
옆자리 친한 대리님에게 “저 혼자 한강 가서 책 읽을 건데 좋은 장소 없어요?”
질문을 하자마자 돌아오는 반사적인 “아~ 정말..”이라는 약간의 짜증 섞인 말과 달리 손은 이미 지도 앱을 켜 저장해 둔 장소들을 훑어주었다. 전망이 좋은 북카페를 추천받았다.
친구의 점심시간이 30분 정도 늦어서 여유가 있었다.
근처 맛있는 빵집에서 빵을 사고,
쨍쨍하게 내리쬐는 햇빛 아래를 지나, 지하철로 한 정거장.
친구를 만나서 울었던 일을 두고 웃으며 얘기도 하고,
밥을 먹고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다시 지하철을 탔다.
한 시간 정도 이동해서 북카페에 도착했다.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나도 그 사람들 틈에 섞여 앉아 창문 밖으로 나무도, 한강도, 햇빛도 보고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을 꺼내 읽었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라는 책이었다.
인상 깊은 소제목이나 문장은 공책에 옮겨 적어보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조용함은 웃을 일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울 일이 없는 상태.
기쁜 일이 없는 하루가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하루.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간 조용한 하루들은 우리 인생의 공백이 아닌, 여백.
이라는 부분이었다. 카페에 머물기로 했던 시간에 딱 맞춰 책을 완독 했다. 다시 뜨거운 햇빛 아래를 지나 지하철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다 읽은 책도 반납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에 들어왔다.
이만하면, 제법 괜찮은, 조용한 하루가 아니었을까?
조용하게 반짝였던 나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