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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미래 May 30. 2023

오랜만에 설렘 한가득

드디어 내일입니다.

드디어 내일입니다. 내일은 바로바로 그녀들을 만나는 날입니다. 제 맘 속에 오랜만에 설렘주의보가 떴네요.

애 낳고 군대동기보다 찐하다는 조리원 동기 하나 없는 한을 풀어 준 브런치 동기들 말입니다. 반년이 지난 시점에도 저를 지금껏 노트북 앞에 앉게 해 준 장본인들이죠. 동기들 없었으면 이 글도 쓸 일이 없었겠죠.


브런치 동기들의 톡방은 아직도 건재합니다. 아무래도 10년 이상 카톡방에 나가지 않겠다는 약속은 깨질 일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브런치 동기방에서 파생된 운동방, 영어필사방, 독서모임방 등 여러 모임들도 여전히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운동방과 독서모임방에 살짝궁 발을 담갔지요. 제가 낄 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들어갔습니다. 일단 물에 들어가야 헤엄을 치든 발버둥을 치든 움직이니까요. 아무튼 자기 계발의 끝판왕인 그녀들과 지금도 함께 할 수 있어서 여전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중 운동방의 다이어트 프로젝트는 얼마 전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동안 사실 동기님들의 매일 올라오는 운동 인증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극이 되었어요. 주변 동네 사람들 중에 운동하는 엄마들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데 다들 어디서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의문이에요.

운동방 동기님들도 꼭 만나보고 싶습니다! 만나서 꼭 확인하고 싶어요! 매일 운동할 수 있는 그 원동력은 대체 어디서 오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저도 덩달아 소리소문 없이 홈트와 걷기 운동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 모범생 모드로 개근상을 찍은 덕분에 2kg 정도 감량에 성공했고요. 지금은 본인 스스로 셀프 출첵으로 당일 운동 참석 여부를 결정합니다. 강제성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성격인 게으름증이 다시 도졌는지 슬슬 나태해지고 있습니다. 반성하겠습니다.

(역시 사람은 돈을 걸어야 하나요? 벌금이라도 있어야 움직이는 사람인가 봅니다. 사람이 쉽게 안 변하지요)

여기서 조금만 더 박차를 가하면 분명 허벅지살도 조금이라도 빠질 수 있었을 텐데 여전히 끈기력이 부족하네요. 나이 드니 얼굴살만 빠지고 뱃살과 허벅지는 신의 은총이 날로 더해집니다. 이럴 때일수록 활기차게 움직여야 하는데 더운 날씨를 핑계 삼아 홈트는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거북이 모드로 평일 만보인증은 달성하려고 걷고 또 걷고 있습니다. 튼튼한 두 다리의 소유자라 아직까지 걷는 것까지는 괜찮고요. 이제부터는 유지를 목표로 꾸준히 걷도록 하겠습니다. 저 혼자만 이대로 전형적인 뱃살 두둑한 중년의 아줌마로 늙어갈 수는 없잖아요. 언젠가는 이 브런치 동기들 전국구로 모일 텐데 흉한 꼴을 보여서 쓰겠습니까?



일단 제 스스로 운동방에서 2kg 감량 성공을 자축하는 의미로 독서모임방 오프 모임참여하려 합니다.

(연관성 없는 것을 갖다 붙이는 데 재능이 있네요^^;;)


바로 <글쓰담: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내 마음을 쓰담쓰담한다는 순한 맛 독서모임>이 드디어 내일이거든요.


올해 1월부터 한 달에 2번씩 줌으로 만나는 독서모임이에요. 그 모임에 발 담가서 그런지 책도 더 깊이 있게 만날 수 있었지요. 책 자체를 줌 속에서 그녀들과 함께 와그작와그작 씹어먹으면서 어찌나 희열을 느꼈는지 모릅니다. 게다가 머리 쥐어뜯어가면서 발제문이라는 것도 작성해보았더래죠, 플러스 알파로 팔자에도 없는 모임 진행까지 했으니 저는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면 작고 초라해지는 탓에 쥐구멍 찾기 일쑤인 사람이 그나마 줌이라서 얼마나 다행입니까? 버벅대긴 했지만 이 정도면 저에게 있어서 대단한 발전과 성과입니다.

비록 줌 만남이었지만 동기님들과의 줌 모임과 그동안 써왔던 동기님들의 브런치 글 덕분에 저희는 어느덧 이웃사촌보다 가까워진 느낌마저 듭니다. 서로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지요. 글로서 소통하는 우리의 삶은 열정 가득한 5월의 장미보다 훨씬 더 아름다워요. 장미보다 더 뜨거운 우리들의 만남이 5월의 마지막 날로 잡힌 건 우연을 빙자한 필연이겠죠? 그것도 강남역이라뇨?

 안 그래도 친한 친구가 외국으로 떠나서 만날 사람도 없고 외로웠는데 그 빈자리를 동기들이 채워주었네요. 물론 저 혼자만의 생각이어도 좋습니다. 그녀들을 향한 일방적인 짝사랑이어도 좋아요. 저 혼자 북 치고 장구 쳐도 괜찮습니다. 꽹과리에 징까지 대동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 나이 먹었는데 그깟 사랑고백 누가 먼저 하면 좀 어떻습니까? 누가 뭐라 한들 흘려듣기에 도를 깨우친 사람이라 아무 상관없습니다.


내일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미라클 모닝을 내일부터 실천한다고 소문이라도 낼까요? 첫날은 그래도 실천할 가능성이 꽤 높으니까요.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 하루여도 상관없어요. 내일모레는 아이 학교 참관 수업이 있긴 하지만 다행히 2교시부터예요. 삼일째까지는 아직 신경 쓰고 싶지 않네요. 당장 내일이 급하거든요.

내일은 무조건 아이 학교 가는 시간에 맞춰서 동시에 완벽히 모든 외출 준비를 끝내고 집에서 나와야 합니다.  아이 손잡고 학교 방향으로 같이 걸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곧바로 버스 정류장에 가서 줄을 서야 합니다. 백만 년 만에 서울로 출근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갖춰야 할까요? 강남역으로 가는 M버스를 그 시간에 탈 수 있는 영광이 주어졌습니다. 한창 출근 시간이라서 강변북로를 통과하는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차가 막힐수록 애타고 초조한 마음이 극에 달하면 급하게 내려서 킥보드라도 타보겠습니다. 늦으면 큰일 납니다.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5시간뿐이거든요. 5시간 동안 오롯이 우리끼리 행복한 시간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2023년 5월의 마지막 날을 화려하게 장식해 줄 우리 브런치동기 <글쓰담> 작가님들 내일 뵙겠습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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