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우리를 지켜줄 때

사랑은, 나를 다시 쓰는 일

by 열쩡

‘사랑을 지킨다는 건 어떤 걸까?’


사랑은 늘 따뜻하고 아름답기만 할 것 같지만, 그 곁에는 어김없이 날카로운 의심이 그림자처럼 따라붙고, 서늘한 불안이 마음을 스친다. 마치 아슬아슬한 외줄 위를 걷는 것처럼, 우리는 사랑이라는 여정 위에 조심스레 발을 내딛는다. 조금만 중심을 잃어도, 그 사랑은 금세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해 산산조각 나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내 걸음을 살핀다. 올바르게 나아가고 있는지,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지 계속 확인한다.

걸어온 인생의 선을 멀리서 보면 이리저리 꺾인 구간이 많다. 하지만 그 안의 작은 발자국 하나하나는 나름의 신중함과 성실함으로 내디뎠다고 믿는다. 언제나 내 걸음을 따라 걸어올 아이들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들이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흔들리지 않기를, 헷갈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는다.

하지만 나라고 해서 모든 걸 포기하고, 주저앉고 싶었던 날이 없었을까?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찌 힘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럴 때면 나는 솔직히 울었다. 아이들 앞에서 그 눈물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지금은 너희의 위로가 필요해. 진심으로.”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도 이야기해 주었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 해. 힘들면 힘들다고 해도 괜찮아.”
진정으로 다붓한 이 앞에서는 가끔은 무너져도 괜찮다고,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결국 각자 걸어야 하는 길이지만, 그 길 위에서 서로 어깨를 두드려주고 응원과 위로를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 그것은 큰 힘이 될 것임을 알기에.

아이들은 참 솔직하다.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말하고, 기쁘면 기쁘다고 말한다. 또 함께하고 싶으면, 함께하고 싶다고 말한다. 딱히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가족 안에서 감정을 다독여본 아이는 또래의 마음도 잘 살핀다. 그런 살뜰한 아이 곁에는 늘 친구들이 있고, 이렇게 주위에 사랑이 많은 아이는 결국 행복하다.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아빠는 이제 그리움 속에 계시지만, 그분의 사랑은 내 마음을 길러주었고, 그 마음은 다시 내 아이들을 키운다. 그렇게 흐르는 사랑이 지금도 조용히, 더 먼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나는 그 사랑을 ‘지킨다’고 믿었지만, 어쩌면 사랑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서로에게 모범이 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야말로 사랑을 지속시켜준 힘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바로 그 마음이, 우리 모두가 올바른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밝혀주는 빛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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