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Extravaganza #준비

24년 가을의 여행

by Starrwy


여행의 계기


24년 10월, 갑작스럽게 국군의날(10월 1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며 뭇 직장인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연휴가 퐁당퐁당 흩뿌려졌다. 재직 중인 회사는 본인의 연차를 소진하긴 하지만, 샌드위치 공휴일이면 Block holiday로 지정하여 이어 쉴 수 있게 해준다. 10월 1일은 화요일, 3일 개천절은 목요일, 9일 한글날은 수요일. 그것도 1년 중 날씨가 가장 좋다는 10월 초. 들뜰 수 있는 조건은 얼추 갖춰졌다.


그러나 너무나 안타깝게도, 10월 중에 처리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로 인해 나는 이 황금같은 3일을 전부 반납하고 밤낮없이 일할 수 밖에 없었다. 더 정확히 하자면 10월 뿐만 아니라 9월 중순부터 이미 업무가 시작되어 야근이 한 달 이상 이어진 상태. 그나마 다행히도 공휴일에 일한 3일에 대해서는 대체 휴무가 나왔고, 이를 어떻게 보내야 하나 고민하다가 도쿄에 짧게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My dear travel mate


누군가 나에게 Best friend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번에 동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장 편하면서 친한, 무엇이든 이야기하고 상담할 수 있는 존재. 서로의 아주 미묘한 변화를 눈치채고 그걸 어필하려는 노력 없이도 이해해줄 수 있다. 강릉, 제주, 도쿄, 런던을 비롯해 지금껏 둘이 갔던 모든 여행이 다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동생은 베프인 동시에 best travel mate이다. 나와 취향이 비슷하면서도 동일하진 않고, 사고의 과정이나 시각이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 또한 굉장히 즐겁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부모님께서 조카의 육아를 며칠간 도와주시기로 하여 함께 다녀오기로 했다.




동생과 가는 도쿄는 이번이 두 번째. 첫번째 여행은 둘 다 대학생 때여서 이미 십 수 년 전이다. 당시엔 도쿄에 사시는 친척분 댁에서 머물며 꽤 잘 놀러다녔었는데, 마침 8월이어서 한여름 불볕 더위와 모기에 적잖이 당했던 것도 같다. 그래도 그 여행은 아주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는데, 가장 처음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은 도쿄에 도착한 날 친척집 테라스에 앉아 붉게 떨어지는 저녁 해를 보며 복숭아를 각자 하나씩 통채로 들고 먹었던 것. 밀도가 낮은 꿀로 채워넣은 것처럼 달았던 복숭아는 껍질도 손으로 사르륵 벗길 수 있을 정도로 물러서, 한 입 베어물 때마다 복숭아 과즙이 손을 타고 주르륵 흘렀다. 다 먹을 즘엔 온통 끈적해졌지만, 이 별 것 아닌 행동이 그렇게 좋은 추억으로 남은 건 바로 ‘무해한 일상의 즐거움’ 때문일 거다.




비행기 예매


인파를 피하고 싶었던 것 + 토요일에 있던 선약을 이유로 여행 일정은 일요일~수요일로 정했다. 나의 체력과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걸 깨달은 뒤부터 도쿄에 갈 때는 김포-하네다, 속칭 김네다 노선을 선호한다. 인천-나리타 노선보다 비싸지만 공항에서 시내까지의 소요 시간과 비용을 생각했을 때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 제주도에 가는 느낌으로 도쿄에 다녀오는 느낌이랄까.


아주 이른 아침에 출국해서 이른 아침에 돌아오는 짧은 일정. 각자 강도 높은 업무와 육아에서 벗어나 소박한 일탈을 꿈꾸며 왕복 티켓을 예매했다.




하고 싶은 일


인구 1400만의 대도시 도쿄. 그만큼 할 수 있는 일도 많고 다양하다. 이미 작년에도 도쿄는 2번 방문했고, 방문 횟수만 따지면 열 번 이상 가본 듯. 나이가 조금씩 들며 내 취향도, 입맛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 모든 여행이 겹치는 것 없이 각기 주제가 달랐다. 또 누구와 함께 가는지에 따라 여행의 포커스가 많이 바뀐 것도 같다.


이번 여행은 실제로 따지자면 2.5일. 할 수 있는 일은 많다면 많고, 없다면 없을 수 있다. 다만, 나와 동생 모두 야근과 육아로 인한 체력 저하로 오후 즈음 한번씩 호텔에 들어와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가급적 체력을 보전하며 욕심내지 않는 선에서 계획해보았다.


이번 도쿄 여행의 가장 메인으로 하고 싶었던 일정으로 나는 일종의 숙원 사항이었던 도쿄 디즈니씨를 방문하는 것, 그리고 동생은 우에노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모네의 전시를 보는 것이었다. 그 외는 맛있는 걸 먹고 마시거나, 쇼핑/구경을 하며 지내려고 했다.





숙소


비행기와 하고 싶은 일이 얼추 결정되고 나니 숙소를 구해야 할 때. 가장 메인 이벤트인 디즈니씨와의 접근성이 나쁘지 않은 곳으로 결정하려다 보니 도쿄역 근처가 가장 높은 물망에 올라왔다. 디즈니씨는 도쿄 중심지의 동남쪽에 있는데, 보통 오픈런을 위해 새벽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교통편이 멀지 않은 곳을 먼저 찾았고, 우에노 미술관까지 한번에 갈 수 있는 지하철 노선도 고려했다. 그러다보니 쇼핑 천국 긴자와도 가까운 곳으로 정했다.


도쿄의 숙소는 굉장히 협소할 수 있기 때문에 방 크기를 확인하는 편인데, 비슷한 가격과 위치라면 조금이라도 더 큰 방을 고른다. 자칫 잘못하면 캐리어 두 개를 펴놓기에 빠듯할 수 있다.


아침식사는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먹어도 되므로 굳이 고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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