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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Sep 21. 202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시장 가게 이름을 모른다.

시장 가게 이름을 모른다.


어머니와 시장을 가게 되면 가끔 흩어지는 경우가 있다. 효율적인 장보기 때문인데, 어머니의 지시가 있다. 내게 할당되는 곳은 반찬가게, 정육점, 일반 상회 정도다. 제공하는 물건이 어머니 기준을 통과했기에, 혼자 가는 것이 허가되는 가게다.


그곳은 장소로만 기억된다. 시장 2번 출구에서 직진하다 사거리 왼쪽에 있는 정육점, 공영주차장 돌아서 나와 첫 번째 골목에 있는 반찬가게, 정육점의 반대쪽에 있는 상회. 이름이 기억에 없었다.


우리 집이 자주가는 시장 가게 3대장


명절에 필요한 물건을 사러 자주 가게 되니, 문뜩 이름이 궁금해졌다. 

'이름이 있을 텐데.' '이번에 가면 가게 이름을 기억해야지'라며 올려다보았다. 반찬가게에도, 정육점에도, 상회에도 모두 이름이 있었다. 대웅 반찬전문점, 시장 유통, 웅천 상회.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나태주 시인의 <풀꽃 2>의 시가 생각났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게 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이름을 알게 되니 이웃이 된 것 같다. 대웅 반찬 전문점인걸 보니, 저분이 대웅이신가? 나이가 40대로 보이는 분과 뒤에 앉아 계시는 어머니로 추정되는 분을 보아하니 저분이 대웅인가 싶다. 아니다 대웅 씨인가 보다. 


가게 이름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 조금은 더 가까워진 듯하다. 물론 나 혼자만의 내적 친밀감이 높아진 것이지만. 내적 친밀감 덕분에 조금은 더 큰 소리로 인사를 하게 된다. 


이름을 안다는 것이 별일 아니지만, 친밀해지는 시작이고, 정이 가는 단초가 되었다. 이제는 내가 가는 곳의 이름을 주의 깊게 봐야겠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듯. 그곳이 이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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