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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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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Oct 19. 2022

떡살에 대하여.

떡살로 찍어낸 내 마음.

떡살에 대하여


짧은 여행을 갔다. 목적지는 이천. 이천 백송과 반룡송을 본 다음 목적지는 이천시립박물관이었다(<이천 백송과 반룡송을 아시나요?> 참고). 이천시립박물관은 조용했다. 이천시립박물관에는 도자문화역사실, 근대문화실, 역사문화실이 있다. 우리가 먼저 들린 곳은 특별전이 열리는 곳이었다. 


특별전 입구에서 우리를 맞이한 건 수(帥, 장수 수) 깃발이었다. 장군의 존재를 알리는 그 깃발에 힘을 느끼며 지나니 <빗장을 열다>라는 제목이 보였다.



이천시립박물관



옛날 다리미부터 의복까지 있는 전시장을 천천히 산책하듯 걸었다. 그러다 발길을 멈추게 한 전시품이 있었는데, 떡살이다. 떡살은 떡에 무늬를 찍어내는 도구이다. 떡에 살을 박는다고 표현한다. 가만히 보고 있는 내 뒤를 지나 시는 어머니가 한마디 하신다.


"참 많이 썼다. 떡살."


떡살


떡살로 찍어낸 마음


마음에는 다양한 무늬가 있다. 다채로운 떡살로 매일 마음에 살을 박아 넣은 덕이다. 칭찬 떡살, 감사 떡살, 자신감 떡살, 욕 떡살, 험담 떡살, 후회 떡살, 다짐 떡살... 매일, 매 순간 떡살이 내 손에 쥐어진다. 가까이에서 보면 아름다운 무늬가 차례로 찍혀있기도 하고, 때론 좋지 않은 무늬가 찍혀있기도 하다.


내 마음에는 흔적이 가득하다. 한 발 떨어져 보니 무늬가 퍽 아름답다. 내 앞에 있는 떡살을 유심히 보다 하나를 들어, 내 마음에 찍는다.


"오늘은 감사 떡살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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