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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Dec 09. 2022

특명 아들의 도전! - 해물 부추전 편

과연 결과는!

특명 아들의 도전! - 해물 부추전 편

가끔 요리를 한다. 어머니를 잠시나마 부엌에서 해방시켜드리기 위해서다. 오늘 메뉴는 자주 보는 글벗님 글을 보고 정했다(늘봄 <https://brunch.co.kr/@e4de873bdf48452>). 바로 해물파전! 하지만 이내 메뉴를 바꿨다. 우리 집에는 파를 싫어하는 분이 두 분이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해진 메뉴는 해물 부추전이다.


해물 부추전 재료


준비는 요란하다. 부추, 해물 믹스, 튀김가루, 밀가루, 양파, 당근, 감자전분까지. 우당탕탕 요리가 시작된다. 우선 해야 하는 일은 반죽을 만드는 일이다. 곰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어머니가 길을 안내하신다.


튀김가루와 밀가루를 섞는다. 바삭하게 굽기 위해 감자전분 추가. 물을 넣어 반죽을 만든다. 이때 중요한 건 반죽을 충분히 만든 뒤, 채소를 넣어야 한다. 채소는 손이 많이 탈 수록 풋내가 나기 때문이다. 오늘은 어머니께서 답답하신 모양이다. 


비키라고 하시더니, 부추와 양파 그리고 당근을 넣고는 쓱쓱 반죽을 완성시킨다. 그리고 해물 믹스를 넣고는 밀가루를 더 넣으라고 하신다. 해물 믹스에서 물이 나오니까, 처음부터 물을 조금만 넣어야 된다는 말씀과 함께. 


해물 부추전 반죽


만든 반죽을 손으로 덜어내셔서는 기름이 가득한 뜨거운 프라이팬에 놓으신다. 손으로 쓱쓱 모양을 잡으시곤, 사진을 찍으라 하신다. 속으로는 이게 아닌데? 하며, 만들어지는 음식을 바라봤다. 자글자글 빗소리가 들린다. 고소한 기름 냄새는 요란한 환풍기가 빨아드린다. 


노릇노릇해진다. 뒤집어야 할 시간이다. 어머니는 시범을 보여주신다. 프라이팬을 쓱쓱 좌우로 흔드신다. 곧 공중에서 부추전이 난다. 탁! 뒤집힌다. 이제 다음 부추전이 다시 구워진다. 어머니는 뒤집게를 주시며, 한번 해보라고 한다. 쓱쓱 프라이팬을 흔든 뒤 뒤집게로 조심히 들어 뒤집는다. 탁! 치.


완성된 해물부추전


해물 부추전이 한 장 두장씩 쌓인다. 결과는? 바삭했다. 어머니께서 많은 부분을 했으니! 맛은 당연히 있다. 어머니를 잠시나마 부엌에서 해방시키고자 한 일은 실패했다. 하지만, 어머니와 이야기하며 만든 해물 부추전은 성공했다. 거기다, 어머니에게 무언가를 배우는 일은 즐거웠다. 가르치시는 어머니도 즐거우셨으리라.


과연 결과는?


요리는 즐겁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시간을 넣고, 마음을 뿌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함께 하는 요리도 즐겁다. 바로 소통이 되기 때문이다. 어머니 이야기가 가득 담긴 요리법이 내 마음에 적힌다. 오고 가는 프라이팬 손잡이에 서로의 온도를 나눈다.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함께 요리하는 일은 어머니와 내가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어머니 목소리로 듣는 요리법.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요리법. 나만이 전수받은 요리법. 가끔 어머니와 요리로 대화하고 싶다. 어머니는 귀찮을 수 있겠지만!


어머니 오늘은 무엇을 해볼까요? 어머니 이야기가 담긴 요리법을 듣고 싶습니다!


어머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행복했다. 결과는 성공이다.



한 줄 요약: 함께 요리를 한다면, 곧 소통을 하는 일이다.



P.S.

해물파전을 소개해주신 작가님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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