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벽을 넘어트리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다리가 된다.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에 대하여.
아침마다 영어 공부를 한다. 단어를 외우고(외우는 동시에 까먹긴 하지만), 영어 쉐도잉을 한다. 점수를 목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영어는 오래도록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대학원 생활에서는 영어로 쓰인 논문을 읽고, 영어로 논문을 쓰며, 가끔 영어로 발표를 해야 한다. 잘하고 싶지만, 잘 안된다.
6년 동안 여기저기서 나를 막으며 비웃었다. 단숨에 극복하기 어려우니, 높이가 가늠되지 않는 벽처럼 느껴졌다. 옆으로 한참을 걸어가 돌아갈 수 있나 싶었지만, 길은 없었다. 사다리를 만들어 올라보려 했지만, 그 끝은 알 수 없었다. 영어만 잘한다면, 무척 많은 기회가 나에게 놓일 거라는 생각에 노력을 했다. 노력은 번번이 실패했다.
공학에서 영어를 잘하고, 글을 잘 쓰며, 발표까지 잘한다면 그야말로 천하무적이다.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고, 세계 어느 곳에서건 손을 내밀어 기회를 줄 것이다. 하지만, 커다란 벽은 꿈쩍하지 않고 내 앞에 놓여있다. 벽을 가만히 만지며, 생각하며 산책하듯 걸었다. 영어는 장애물만은 아니다는 생각이 자라났다.
커다란 벽을 넘어트리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다리가 된다.
미국 인권 운동가 안젤라 데이비스가 한 말이다.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 영어는 나에게 커다란 벽이다. 이 벽을 넘어트리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다리가 된다는 생각이 겹친다. 우리 삶에는 시간에 따라 모양을 바꿔가며, 장애물이 온다. 그럼 우린 장애물을 보고, 장애물이 어디서 왔고 왜 왔는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 장애물 앞에서.
장애물을 넘는 것이 아니라, 지켜볼 뿐이다. 불평과 불만을 말하며 말이다. 이제 내 앞에 장애물이 놓이면, 안젤라 데이비스 말을 떠 올려야겠다 가능하면 마음에서 감사하다는 소리가 들리면 좋겠다. 벽이 클수록, 넘어트린다면 커다란 다리가 될 일이기 때문이다. 넘어진 벽이 다리가 되어 어디로 나를 데려다 줄지 기대하며 말이다.
지금 내 앞에 놓인 커다란 영어라는 벽을 회피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 커다란 벽을 넘어트려, 어디든 갈 수 있는 다리를 만드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영어 공부를 해본다. 벽이 다리가 되길 기다리며.
한 줄 요약: 커다란 벽을 넘어트리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다리가 된다.
P.S.
Anna Lee 작가님이 추천한 미드로 영어 공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