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시작 버튼
글쓰기 의식을 거행합니다.
매일 글을 쓴다. 정신을 깨우기 위해 샤워를 하고 몇 가지 일을 한다. 영어 단어를 외우고, 영화 대사를 쉐도잉 한다. 필사를 한 장 정도 끝내고 나서 <이오덕 선생님의 우리글 바로 쓰기>를 읽는다. 아침 루틴이 끝나고 나서 비로소 글쓰기가 의식이 거행된다.
컴퓨터를 켜고 브런치로 달려간다. 어제 적어둔 글에 많은 작가님 마음에 답글을 찬찬히 적어낸다. 이제 서랍을 천천히 살펴본다. 어떤 글이 충분히 익어있는지. 익었다고 생각한 초안을 가만히 보며 퇴고를 한다. 퇴고 뒤에는 소리 내어 읽어본다.
충분히 익지 않았다면, 다른 글을 찾아 퇴고와 소리 내어 읽기를 반복한다. 오늘 올릴 글을 정하고 나면, 저장하기를 눌러 가장 위로 올려둔다. 이제는 새로운 글을 쓸 차례다. 서랍에서 나를 기다리는 제목을 하나씩 본다.
오늘따라 눈에 들어오는 제목이 있으면, 잡아두고 글을 쓴다. 스스로에게 시간을 제한한다. 빠르게 써내려 두고 생각을 거둔다. 자료 조사가 필요한 글이 있다. 환경 기술에 관한 글을 쓸 때다. 자료를 찾기 전에 기억에 의존해서 글을 멈추지 않고 써내려 간다. 쓰고 난 뒤, 논문과 책을 보며 교정해 나간다.
정해진 시간에 빠르게 써놓고 기다린다. 충분히 익기를 기다리며 말이다. 매일 글쓰기 의식을 반복한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글쓰기 의식
1. 정신을 깨우는 루틴을 한다.
2. 빠르게 쓴다.
3. 쓰고 나서 둔다.
4. 퇴고 => 소리 내어 읽기 반복
5. 정해진 시간에만 쓴다.
글쓰기 시작버튼
매일 글쓰기를 시작하며 걱정했던 일이 있다. 과연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만들어 둔 의식을 지금까지 유지하며 쓰고 있다. 곰곰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글을 쓸 수 있었던 하나의 기둥은 바로 '의식'과 과 같은 글쓰기 덕분이었다.
몸이 의식을 따라 움직인다. "해야지!"라는 생각도 없이, 몸이 움직여 써 내려간다. 문장이 좋거나, 단어가 적절한지 생각하지 않고, 의식에 따라 써낸다. 나만의 글쓰기 의식이 내게는 글쓰기 시작 버튼과 같다. 매일 쓰고, 빠르게 써두고, 익어가길 기다리며, 퇴고하는 일. 글 쓰는 시간을 정해놓으니 그 시간이 오면 정말 집중하고 쓴다. 사실 그 시간 이외에는 글쓰기에 할애할 시간이 없기도 하다.
의식이 구축되고 나서는 변명도 줄어든다. 방해받지 않은 시간을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오늘도 글을 쓴다. 의식을 거행하며 말이다. 궁금하다 글을 쓰시는 다른 분들은 어떤 의식을 가지며 글을 쓰는지 말이다.
오늘도 의식을 거행하고 글을 써낸다.
한 줄 요약: 오늘도 의식을 거행하고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