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말이죠.
온라인에 영토를 넓히고 있습니다.
마음은 바람이 불어 깎여 나갔는지, 최근 다시 읽고 있다. 가끔 읽는 삼국지도, 흑뢰성이라는 일본 전국시대 배경 이야기도. 전쟁으로 영토를 넓히고, 공을 들여 일구고 있는 이들이 보였다. 비옥해진 그곳에서 자신의 삶을 이뤄내고 있는 이들. 나도 그들 속에 있으리라는 믿음.
그들의 노력이 새로운 마음으로 다가왔다. 같은 책이라도 의미가 달라지는 이유는 내가 달라지기 때문이리라. 다시 읽기 시작한 역사소설을 잠시 덮고 생각을 가만히 하며, 달라진 나를 관찰했다. 다시 역사 소설에 끌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 나도 영토를 넓히고 있구나!"
글쓰기로 말이죠.
현실에는 내가 지내고 있는 집. 내가 자주 가는 곳이 있다. 내 소유는 아니지만, 내가 누리는 장소가 곧 나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게 현실 영토가 있다. 조금이라도 넓히기 위해 여행을 가기도 하고, 때때로 돈으로 정말 집을 넓히는 일을 하기도 한다. 참 어렵다. 오랜 기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어떤 경우에는 넓어지지 않는 영토를 부여잡고 살아가야 한다.
글을 쓴다. 참 우연한 기회로 따뜻하고 글에 진심으로 가득한 곳에서. 매일 쓰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와서 응원을 해주고 다음 글을 기대한다는 마음으로 구독을 눌러주신다. 또, 내가 가꾼 정원에 글을 걸어두고 있으면 많은 분들이 오가며 라이킷을 눌러 주시고, 때로는 마음으로 댓글까지 적어두신다.
내 글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내 정원은 조금씩 커진다. 내 영토, 온라인이지만 넓어지는 이곳에 가만히 앉아 있으니 온갖 기분이 교차한다. 현실에서 쉽게 넓히지 못하지만, 여기서 가능하다. 노력을 하는 만큼 넓어지는 곳에서 묘한 성취감까지 올라온다.
우린 우리만의 공간을 소유하며 즐거움을 얻고 자신감을 얻기도 하고, 마음도 단단해진다. 현실에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글쓰기를 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좋은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성장도 함께 느낄 수 있고,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글쓰기는 영토가 넓어지는 일이 되리라.
전쟁을 단박에 해결하는 영웅이 아니지만, 비장한 전투과 교활한 전쟁을 하지 않지만, 누구와도 싸우지 않고 온라인에서 영토를 넓일 수 있다. 나는 여전히 역사소설에서 칼을 비껴든 영웅은 아니지만, 한 명의 백성으로 땅을 넓히고 있다. 멋진 의리를 가지고 와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마음이 든든하다. 난 오늘도 내 펜을 비껴 들고 고민하며 영토를 일군다.
한 줄 요약: 글쓰기는 나만의 영토를 만들어 주는 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