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향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ry Garden May 13. 2023

난 누구에게 쓰임이 있을까요?

그건 신나는 일입니다.

난 누구에게 쓰임이 있을까요?


방탈출을 좋아한다. 짧은 시간에 집중하며 문제를 풀어나갈 때, 묘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혼자 할 수 있는 방탈출도 있지만, 멋진 방탈출은 보통 2~3명이 돼야 할 수 있다. 가까운 이들 중 방탈출을 좋아하고, 성취감을 좇아 다니는 이들이 있다. 같은 마음이니, 의기투합해 모임을 만들었다. 매달 모임 시간이 참 기다려진다.


방탈출을 기다리며 보는 예능이 있다. 바로 <대탈출> 시리즈다. 강호동, 김종민, 김동현, 신동, 유병재, 피오의 초 대형 방탈출 예능이다. 좀비가 나오기도 하고,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기도 한다. 


3번째 정주행. 배경소리처럼 켜놓은 대탈출에서 마음을 잡아 끄는 문장이 귀에 탁하고 꽂였다. 주인공은 바로 강호동. 알 수 없는 물체가 가득한 자루가 있다. 피가 묻어있는 자루를 누구도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그럴 때 용기를 내어 다가간 이가 바로 강호동이다. 법칙이다. 가장 손 닿기 싫은 곳에는 중요한 열쇠나 단서가 있다. 법칙은 작동했다. 자루에는 열쇠가 있다. 용기 내어 열쇠를 찾은 그가 하는 말이다.


대탈출 3 (출처: tvN 영상)


"뭔가 팀이 한 발 나아가는 데에 쓰임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신나죠. 제일 신나는 일이지."


문장은 마음에 아로새겨졌다. 


그건 신나는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쓰임이 되는 일은 참 소중하다. 두 가지 이유 때문 아닐까?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하나고, 그 도움으로 내가 있는 조직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사실이 두 번째다.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디든 말이다. 직장에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 조직이 한발 나아가는데 쓰임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참 즐거운 일이다. 동료의 인정, 상사에 칭찬, 후배의 응원이 쓰임의 증명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증명을 해주는 일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안다고 믿는다. 내가 열심히 하고 조직에 기여했다면, 누군가는 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청소기를 돌리고, 화장실 청소를 하며, 빨래를 한다. 청소기로 먼지 한 톨 없게 하고, 반짝이는 화장실을 볼 수 있으며, 햇빛에 바삭하게 말린 빨래는 마음을 뿌듯하게 한다. 집에서도 쓰임을 하고 나면, 스스로에게도 좋고, 함께 사는 이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리라. 신이 난다. 가끔은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과 가족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쓰임이 있다는 사실에 주는 일이 신나기에, 우린 봉사활동을 하는 건 아닐까? 


어디에 있든 쓰임이 된다는 사실은 즐겁다. 조직이 한발 나아가고, 집을 깨끗하며, 친구들이 편안한 하루를 보내기 때문이리라. 또 봉사활동으로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성취감도 한몫을 하리라. 대가가 아니라, 쓰임 자체가 즐거운 일일 테다. 그렇게 쓰임으로 우리는 알게 된다. 대가 없이 돕는 일이 참 신나는 일이고, 내 가치가 증명되는 일이 참 즐거운 일이라는 사실을.


오늘도 조금은 노력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쓰임이 되길 바라며.



한 줄 요약: 내가 쓸모 있다는 사실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 첫인상을 결정하는 표지 선택이 고민이 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