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ry Garden Jun 05. 2023

나도 신사의 품격을 가질 줄 알았다 2.

품격을 갖는 일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품격은 무엇일까?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 도착한 <신사의 품격>을 보고 글을 써냈다(나도 신사의 품격을 가질 줄 알았다). 나도 신사의 품격을 가질 수 있냐는 글에 많은 작가님들이 글을 남기셨다. 댓글과 답글을 주고받고 있으니, 품격이라는 단어가 생각 정원에 심겼다. 자주 쓰는 단어를 자세히 보게 되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뜻을 알게 된다. 뜻을 한번 살펴보았다.


품격

1.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2.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


'타고난'이라는 말은 흐릿한 눈으로 봤다. 이미 가진 일을 고치기란 어려우리라 생각되니 말이다. 품격에서 눈을 잡아 끈 것은 바로 '바탕'이다. 단어는 다른 단어를 소개하고, 익숙해 보이는 단어가 사실 흐릿한 뜻만을 아는 경우가 잦다. 바탕을 다시 타고 들어가 보았다.


바탕

1. 물체의 뼈대나 틀을 이루는 부분.

2. 사물이나 현상의 근본을 이루를 것.

3. 타고난 성질이나 재질, 또는 체질.


품격은 나를 이루는 바닥, 뼈대 틀을 이르는 말이리라. 내 바탕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우선 하나둘씩 빼보자. 직장에서 불리는 직책,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받아 든 나이, 지금까지 받아 든 상, 공부를 얼마나 했는지를 표시하는 학위.... 이 모든 것을 걷어내야 비로소 내 바닥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 좋은 직업, 좋은 차, 좋은 시계, 좋은 옷을 입었지만, 품격이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자기가 갑이라고 생각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에게 갑질을 하거나, 자기가 가진 직책이 곧 자신의 격이라 생각하고 직원들에게 함부로 하는 이들은 품격이 없다. 자신의 바탕을 덮고 있는 것과 자신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리라. 품격은 자기가 가진 모든 직책을 벗어던지고, 높고 낮음을 내려두어야 볼 수 있는 것이리라.


내 것을 던져내고 나면 덮고 있는 것으로 상대를 대하진 않으리라. 상대를 인간으로, 바닥을 보려고 애쓰지 않을까? 바탕을 덮고 있는 것을 보고, 행동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친절하고 배려하는 사람. 이 사람이 품격을 가진 이들이 아닐까?


품격은 단단한 바닥이다. 돈과 사회적 지위에 흔들리지 않는 바닥을 이르는 말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품격을 따지고 보니, 더 어려워졌다.


품격을 갖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품격을 가지는 일은 참 어렵다. 자신이 공을 들여 이룬 것이 많은 분일 수록 더 어려운 일이 된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걷어내고 보이는 일이니, 날 것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어렵고, 힘든 일이니, 가진 분들이 빛이 난다.


품격이라는 단어가 나를 돌아보고, 앞을 보게 된다. 나는 단단한 바탕을 지니려 노력은 했는지, 혹시 얼마 가지고 있지 않은 함 줌의 지위에 으스대면 품격이 낮춰지는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뉴스를 보면 가진 지위와는 무관하게 품격이 낮은 일을 하시는 사람이 있다. 직원을 하나에 인격이 아니라 노예쯤으로 생각하는 분들. 세상이 자신 마음대로 되리라 믿고, 행동하다 사회에 지탄을 받는 이들. 지탄을 받고 처벌을 받았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잘 살고, 자신의 품격은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이들.


반면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 모은 돈은 쾌척해 자신 보다 더 어려운 이들이 있다고 있는 분들. 아무도 보지 않는 상황에서도 선행을 베푸는 이들. 세상에 어려운 곳을 찾아다니며, 아무런 대가 없이 그들을 도우는 분들. 거기다, 자신이 잘했다고 으스대지 않는 분들.


품격은 마흔이 되어서 얻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내 정원에 나무가 되었다. 나무는 나에게 말한다. 품격은 평생을 두고 가꾸어야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가지긴 어렵지만, 가진다면 무척 빛나는 품격이 되리라. 나는 오늘도 내 품격을 다듬는 일을 하리라.



한 줄 요약: 품격은 평생을 두고 다듬는 일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장수기업이 되는 비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