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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Jun 09. 2023

시는 어렵기만 합니다.

어렵기만한 시를 편하게 알려주는 수업.

시는 어렵기만 합니다.


  시는 어렵다. 이해할 수 없는 단어와 문장의 나열이 나를 당황케 한다. 공감하지 못한 나는 웃음을 지으며 도망친다. 수준 낮은 내가 들킬까, 내 문제로 탓하며 시를 피한다. 한참을 도주해도 우연하게 만난 시 앞에서 잠시 경직된다. 나를 보는 이, 아무도 없다 생각되면 단단한 마음에도 시를 가만히 읽어본다. 큰마음을 내어 도전한 시. 조사 하나에도 의미가 있고, 단어 하나에도 뜻이 있어 해석해 내야한다는 부담이 다시 어깨를 단단하게 한다. 정교하게 조각된 문장이 보지 못한 곳을 짚어 주리라. 생각하지 못한 시선을 보여주리라 믿기에 포기와 도전이 반복된다. 여전히 모르겠다. 누군가 설명해주는 이가 있으면 좋겠다.


  학창 시절이 떠오른다. 시간을 내어 학원을 가고, 전국 일타 강사가 하는 인터넷 강의를 듣던 순간. 그들이 알려주는 길로 가다보면, 이해하지 못한 개념을 알게 되고, 문제를 풀어가는 근육을 얻었다. 조그마한 근육은 힘이 된다. 혼자 하는 학습이 근육을 키워나간다. 시에도 일타강사 나타나 개념을 알려주고 문제를 풀어낼 근육을 붙여주길 바라는 마음이 고교 시절 기억을 불러 낸 것일까? 아직도 누군가에게 기대어 이해를 해야 한다는 자괴감이 마음을 꾹 눌렀다.


  제안이 왔다. 책을 읽고 서평을 남겨달라는 요청이었다. 책은 읽지만, 서평 이라기보다는 책을 읽고 난 뒤 감상 정도를 남기는 내가 할 수 있을까 주저했다. 한 문장이 나를 누르던 자괴감을 날렸고, 주저하던 마음을 흔들었다.

  “우리에게 시 읽는 기쁨을 돌려준 정재찬 교수의 인문 에세이.”

  나에게 일타 강사가 왔다.  


어렵기만한 시를 편하게 알려주는 수업.


  책을 읽고 나니 떠오른 가수가 있다. 김광석. 그의 노래는 내 삶 이정표처럼 서있다. 입대 할 때는 <이등병의 편지>, 서른이 다가올 때는 <서른 즈음에>, 부모님의 삶을 보게 되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내 삶이 요동칠 때 마다, 김광석은 환한 웃음을 보이며 기타를 들고 내 옆에 앉았다. 그는 노래를 불러줬고, 어깨를 토닥여줬으며, 괜찮다고 말을 건넸다.


  이제는 가수 김광석 옆에 한분이 더 있다. 그는 책장에서 책을 고르고 있다. 동그란 안경을 쓰시고 내게 앉으라 한다. 요즘 고민을 안다 하시며, 곁에 있는 책을 펼쳐 읽어 내려간다. 요즘 먹고 사는 일, 노동이 힘드리라 생각한 것일까? 윤성학의 <소금 시>를 낭독해주신다. 나에게 편안하게 어떤 느낌이 왔냐고 내 말에 귀를 기울어 주신다. 소금이 담은 이야기를 전하며 다음 시를 권하신다.


  정채봉의 <엄마가 휴가가 나온다면>을 천천히 읽어 내려가신다. 그의 따스한 목소리를 통해 어머니를 생각하게 한다. 시인의 이야기가 더해지니, 마음이 울렁거려 눈앞이 흐릿해진다. 곁에 있는 어머니에 마음이 먹먹했다. 마지막 시라며 안상학의 <아버지의 꼬리>를 낭송했다.

  “아빠가 어떻게든 해볼게.”

  내 아버지도 자주하시던 말. 아버지가 꼬리를 숨기시며 하셨던 말. 무수히 장담하던 아버지의 마음에 내 마음이 함께 울렸다. 마음도 울었다.


  읽기는 멈춘 그는 책은 내손에 쥐어 주고, 이제는 편하게 시를 보라 한다. 그는 책으로 변해 내 곁에 있다. 삶에 이정표처럼 서있을 시를 품은 채. 조금은 느리더라도, 천천히 와서 보라고 한다. 그에게 배운 시로 난 힘을 얻었다. 미약하지만 작은 근육으로 다른 시를 용기 내어 읽을 것이다. 혹시, 누군가 시가 궁금하다고 묻는다면 말하리라.


  “시가 궁금하다면 고개를 들어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을 보라.”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이런 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 시가 궁금하신 분.

  - 시에 접근하기 어려운 분.

  - 따스한 시를 깊에 이해하고 싶은 분.


#시 #위로 #낭독 #이해 #안내서




인플루엔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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