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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Jul 16. 2023

한복의 눈물 고름을 아시나요?

보이지 않지만, 우리 모두 가지고 있는 눈물 고름.

한복의 눈물 고름을 아시나요?


  서울 궁궐을 가면 눈에 띄는 복장이 있다. 바로 한복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 놀러 온 많은 이들이 입고 다닌다. 참 다양한 한복이 있다. 주의 깊게 관찰하다 보면, 같은 가게에서 빌린 한복이 보기도 하고, 어떤 한복은 감탄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보이기도 한다. 어떤 분들은 왕이 되시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중전 마마가 되기도 한다. 서로 내기를 한 일인지, 남녀가 서로 옷을 바꿔 입기도 한다.


  지난 기억 속에 있던 한복이 떠오른 이유가 하나 있다. 바로 "눈물고름" 덕분이다. 이름부터 마음을 아릿하게 한다. 치마 말기 부분 끈을 옷고름과 함께 늘어뜨리는 장식품이라고 한다. 이야기 시작은 어디인지 모르지만, 시집가는 여성이 부모님을 떠나며 눈물을 닦는 일에 썼다고 한다. 


  이야기를 붙여볼까? 눈물고름은 떠날 때만 쓰진 않았을 테다. 살아가는 와중에 눈물 날이 있을 때마다 눈물고름은 장식품으로 있다가, 닦으라고 자신의 역할을 빠르게 바꿨을 것이다. 자주 쓰니 눈물고름은 길어지고, 습기를 먹은 만큼 무거워지리라. 눈물고름은 한복에만 있는 것일까? 그리고 예전에만 있는 것일까? 남녀노소 상관없이 우리는 모두 눈물 고름 하나는 차고 다닌다.


  우린 눈물과 함께 한다. 눈물을 마음으로 몰래 흘리기도 하고, 흐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기도 한다. 그러다 눈물은 터지며 흐른다. 그때 우린 우리의 눈물 고름을 찾는다. 마음에 있는 눈물 고름을 꺼내 흔적도 없이 지워낸다. 마치 울지 않은 것처럼. 어른이라는 이유로, 가장이라는 이유, 부끄럽다는 이유로 우린 울음을 자주 피한다. 우는 일은 지는 일이라 하며, 우는 사람은 나약하기 이를 때 없는 사람이라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박사과정 때 많은 분들이 막막함과, 좌절에 운다고 한다. 난 참았다. 억울할 때도, 힘들 때도, 참았다. 꾹 누르다 보니, 마음이 답답해질 때도 많았다. 운다고 해결되는 일 없다는 지교 교수님의 지엄하진 말도, 감정을 표현하는 건, 나약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버릇이 된 것일까? 지금도 우는 일을 피한다. 울지 않으려 참는다. 과하게 생각을 해, 우는 일은 나쁜 일이라 생각했다. 글을 쓰고, 감정을 보고 생각을 적어내고 나니, 당연하다고 생각한 일들이 무너져 실체를 보였다. 우는 일도 그랬다.


  운다는 것은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정화를 뜻한다 믿는다. 물론, 눈물을 무기 삼아 시도 때도 없이 흘리는 눈물을 빼자.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때, 흘리는 눈물에 감정을 흘려보내고, 분노를 내려놓기도 하는 기회가 된다. 다만, 눈물 자국을 가지고 있으며 내가 울었으니, 다들 알아서 조심하라는 표시를 남기지 않는 일이 필요한 건 아닐까? 정화 뒤에 깨끗한 마음으로 가야 한다.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다.


  그럴 때, 마음의 눈물 고름에 꺼내야 한다. 글쓰기가 되기도 하고, 수다가 되기도 하며, 그림을 그리는 일이 되기도 한다. 쏟아내고 마음에 흔적을 밖으로 내 보이는 일. 바로 눈물고름은 아닐까? 흘리는 눈물을 참아 마음에 담아 두었다 우울이라는 못을 만들지 말자. 꺼내 놓고 흘려보내자. 그리고 난 뒤 흔적을 지우고 당당히 어깨를 펴고 나아가자. 그것이 바로 눈물고름의 일일테다.


  그대의 눈물 고름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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