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해에도 책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1년 동안 읽은 115권 책 정산을 합니다.
2023년을 시작할 때 여러 다짐을 했다. 판에 막힌 다짐들이다. 책 읽기, 영어 공부하기, 운동하기. 많은 이들이 도전하는 목표다. 한 해를 끝내고 나니, 정산을 하고 싶었다. 부지런히 살았는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숫자로 만들어 살펴봤다. 책 읽기는 120권이 목표였다. 정산을 해보니 115권을 읽어냈다. 높이로 보면 화장대 정도, 167.22 cm다. 조금 더 자세하게 볼까?
가장 책을 많이 읽었던 달은 6월로 13권. 가장 적게 읽은 달은 5월 9월 10월로 7권을 읽었다. 한 달에 평균 2,793 페이지를 읽었고, 13.97 cm의 책을 쌓아갔다.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려 읽은 책은 <장미의 이름> 상하 권으로 12일 동안 읽었다. 가장 짧게 읽은 책은 하루 만에 있은 <레몬>과 <만조를 기다리며>였다. 카테고리로 묶어볼까? 거칠게 문학과 비문학으로 눠보면, 문학은 65권 비문학은 50권이다.
문학은 소설이 40권 다음으로는 에세이을 가장 많이 읽었는데, 24권이다. 작가로는 구미호식당을 쓰신 박현숙 작가님 책을 4권, 미술에 관한 책인 난처한 시리즈를 쓰신 양정무 교수님의 책 6권을 읽었다. 출판사는 난처한 시리즈를 쓴 사회평론, 소설을 내어 놓는 문학동네가 뒤를 이었다.
목표한 120권에 도달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지난 시간의 나를 마주했다. 난 변했을까? 변화를 스스로 알아차리는 일은 어렵다. 성장하든 퇴보하든 난 모든 순간에 나와 있으니 말이다. 지난 책들의 얼굴을 보고, 정리를 했다.
나 홀로 상을 줄까 했다. 올해 최고의 책! 올해 가장 어려웠던 책! 물론 자의는 아니었고, 1년 동안 지속한 독서모임에서 시상식을 하자는 결의에 덕분이었다 (1년 된 독서모임에서 책친구들이 선정한 책들을 소개하도록 곧 하겠습니다). 부문은 문학 부분과 비문학 부분이다.
문학 올해 최고의 책
순례주택
비문학 올해 최고의 책
도둑맞은 집중력
올해 가장 어려웠던 책
장미의 이름
순례주택은 경쾌한 문장으로 후루룩 읽힌다. 아직은 어른이 필요한 어른인 내가 스스로 살렸는지 애쓰는지 생각하게 된다. 묵직한 질문은 인생이라는 길을 잃었을 때, 애쓰는 나를 위로하고 방향을 잡아가라는 응원이 되는 책이다.
도둑맞은 집중력은 일 하나에 집중하지 못한 이유를 전한다. 온전히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집중력을 강탈해 간다고 지적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둑맞은 집중력을 찾아오는 방법을 제시한다. 집중력을 잃어버려 힘든 분들에게 길이 되어 줄 책이다.
장미의 이름은 두께로 압도한다. 여백도 없고 작은 글씨에 어렵다. 등장인물의 입에서는 중세 시대의 철학적 논쟁이 쏟아진다. 아직 철학을 이해하는 힘도, 독서의 힘도 부족했던 모양이다. 시간이 흐른 뒤 읽게 되면 다른 의미로 다가올까?
새해가 시작되었다. 난 다시 계획을 세운다. 2024년에도 도전해 본다. 120권 책 읽어내기! 올해는 어떤 책을 만나고, 어떤 책이 2024년을 대표하는 책이 될까?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펼친다.
정산이 완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