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느끼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북적북적한 책 마당- 수원 스타필드 별마당도서관
수원 스타필드가 생겼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걸 좋아하지 않은 터라 갈 생각은 없었다. 거기다, 먼저 다녀온 동생이 새로 생긴 스타필드에 사람이 넘처난다는 정보, 가는 길이 좁아 진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럼에도 동생은 추천했다. 마음으로 접었다. 가깝지만, 당분간 가는 일이 없겠다 싶었다.
두 번째 다녀온 동생은 가보라 재촉했다. 이유는 하나다. 스타필드. 한글로 별마당. 그곳에 있는 도서관 때문이다. 난 글을 좋아한다. 책을 어서 뼈한다. 그런 나에게 사진 속 그곳에는 책이 만든 거대한 숲이 있다. 가는 길이 어렵더라도 갔다. 접었던 마음을 펼쳤다.
와글거리는 사람에 대한 걱정도, 좁은 길로 막히는 거리도 가뿐히 넘을 만한 도서관. 내비게이션이 가는 길에 차들이 많다고 알렸다. 수원 스타필드로 1,000명이 넘는 사람이 달려가고 있다고 알린다. 선발대로 여러 차례 다녀온 동생의 안내를 받아 갔다.
겨우 도착한 스타필드. 역시나. 사람들 머리가 빼곡하다. 아래로는 강아지들이 오간다. 스타필드 대부분 반려동물과 함께 다닐 수 있다고 한다. 저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려동물 친구들이 보였다. 그들을 뒤로한 채 별마당 도서관으로 향했다.
별마당. 4층에서부터 시작한 도서관은 7층까지 이어진다.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곳에서는 발 디딜 틈도 없다. 사람들 틈을 비집고 책장을 살폈다. 열린 지 얼마 안 된 덕분에 책들은 빳빳하다. 혼자 앉아 책을 즐길 수는 자리가 책장 곁에 있기도 하고,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여럿이 앉아 책을 즐길 수 있는 자리도 있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은 대부분의 자리가 책과 가까이, 때로는 책장과 결합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책 속에서 책을 읽을 자리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별마당 도서관은 거대한 스타필드의 장소의 등대다. 스타필드에 들어오게 되면 우린 쉬이 길을 잃게 된다. 태양은 사라지고, 형광등에 따라가니, 방향을 잡기 어려운 탓이다. 길치인 나에게는 길 잡기가 더 어렵다. 책장이 아래에서부터 위로 관통한다.
내게 삶의 길잡이로 책을 앞에 꼽는다. 답이 없는 문제를 만나게 되면, 책을 찾는다.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현실을 담은 가상 이야기 속에서 단서를 얻어간다. 삶이라는 답 없는 길 방향을 잡아 주는 책. 스타필드에서 길을 안내하는 등대.
어디로 가는지 방향을 잡는 등대다. 어떤 쇼핑을 하더라도, 별마당이라는 지표를 따라 다시 모일 수 있다. 책이 내게 서있는 위치와 같다. 참 좋다. 다만, 수원 스타필드가 새로 생긴 탓일까? 책을 온전히 즐기기에는 어렵다. 북적거리는 사람은 견딜 수 있다. 사진을 찍기에 열중인 분들을 위해 자리를 내어 줘야 한다.
시간이 흐르길 기다린다. 책 읽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별마당 도서관이 되길 고대한다. 그때는 뻣뻣하던 책들이 사람의 손때를 가득 담았을 때. 그때가 되면 책 읽는 사람이 먼저가 되는 일이 될까?
북적거리는 스타필드를 뒤로 하며, 나갔다. 다시 또 오리라. 북적거림이 조금 잦아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