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ry Garden Apr 29. 2024

독서모임의 도전! 벽돌 책을 읽어라!

독서하는 힘을 키우는 방법.

독서모임의 도전! 벽돌 책을 읽어라!


   독서모임. 벌써 1년이 넘었다. 시간만큼이나, 다양한 책을 읽었다. 최근에는 책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한 달에 한 번. 책 친구들이 돌아가며 방법을 정해 읽는다. 이달에는 도발적이다. 단어로 하면 "도전"이다. 평소에 미루고 있던 책들을 찾아 읽어보자는 결의에 가까웠다. 서로 어떤 책을 고를지 몰랐다. 미루는 책 모양은 비슷했다. 벽돌 책이다.  


  두께가 무지막지한 책. 누가 읽는가 싶지만, 베스트셀러에 장기간 체류하고 있는 책. 바로 벽돌 책이다. 각자가 골라온 책을 볼까?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책>,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책>은 포르투갈 시인이자 리스본의 영혼이라고 불리는 페르난두 페소아의 책이다. 그가 죽은 뒤, 완성되지 못한 원고를 엮은 책이다. 그가 남긴 글을 한 단어로 묶어보니 '불안'이었던 모양이다. 가끔은 이해하기 힘든 문장이, 가끔은 터무니없는 모순이 담겨 있다. 이상하진 않다. 우리 삶이 늘 그런 모양이니.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이야기가 있는 책이다. 거기다, 미스터리함 한 방울까지. 오랜 시간 단행본으로 출간되지 못한 중편 소설이다. 코로나 19가 닥친 최근 무라카미 하루키는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40년 만이다. 우린 마음속 비밀을 품고 산다. 아무도 모른다. 가끔 스스로도 잊는다. 하지만, 그곳에 진짜 나라는 존재의 조각이 산다. 읽고 나면, 고민이 우수수 떨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책을 찾게 하는 책이다.


  이름을 외우면 꽤나 문학에 조예가 깊어 보인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다. 벽돌책은 아니지만, 오래전에 구매한 책이다. 이제야 도전했다. 향을 구분하는 천재가 주인공이다. 깨닫게 된다. 자신의 체취가 없다. 향기에 집착한다. 그 끝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내가 고른 책은 <사피엔스>다. 유명하다. 고전이라 할만하다. 모두들 이름은 알지만, 정작 읽은 사람을 찾기 어려운 책. 척박한 출판 환경인 한국에서도 115쇄를 찍었다. 주장은 놀랄 정도로 거대하다. 논리가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아 들어간다. 사피엔스. 지금 우리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 나서도 고민했다. 책을 한 줄로 설명하고 싶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나온 문장은 바로.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에 대한 답을 주는 책"  


  두꺼웠지만. 재미있었다.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기에 다음 페이지를 넘기느라 바빴다. 벽돌이지만, 재미있기에 한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주목받은 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 문장을 조금 더 길게 설명하고 싶다. 현재 사피엔스가 만들어지기게는 세 번의 혁명적인 변화가 있다.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


  우연한 계기로 뇌의 회로가 바뀌더니, 허상을 만들고 믿는 능력이 생겼다. 대화의 시작이고, 공동체의 발현이다. 수렵 채집을 하던 사피엔스는 밀, 쌀, 감자에 길들여져 정착했다. 수렵 채집하던 시절보다 비참했고, 몸집은 작아졌다. 허상은 더욱 커졌고,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이들과 공동의 목표를 이뤘다. 종교이기도 하고, 국가이기도 하며, 이데올로기기도 했다. 사피엔스는 제국을 만들었다. 제국은 과학이 자신에게 이익을 선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막대한 자금이 쏟아져 들어갔고, 우린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뒤이어 나오는 책 2권이 있다고 한다.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궁금하다. 작가의 담대한 주장은 내게 어떤 세상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우리의 도전을 끝을 냈고, 감상이 오갔다. 입을 모아 도달한 결론이 있다.



  바로 독서력.

  독서하는 힘이 커졌다. 훈련을 할 때 격하게 한다. 근육이 찢어지듯 아프고, 숨은 턱까지 차올라 내쉬기도 힘들다. 안다. 반복된 훈련은 우리의 힘이 커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벽돌책을 읽고 나니, 다른 책이 얇아 보이고, 집중하는 힘은 커졌다.


  책을 읽는 속도는 빨라졌고, 이해도는 여전히 유지된다. 전보다 기억이 달아나지 않고 머물렀고, 짧게 요약하는 방식은 간결하고 명징해졌다. 벽돌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 그리고 깊은 고민을 따라가는 소중한 책이고, 읽고 난 뒤에는 우리의 힘을 길러주는 강한 훈련이 된다.


  결심했다. 한 달에 한 권 벽돌책을 읽으리라. 다음은 유발 하라리가 쓴 호모 데우스다. 아마 난 매달, 매년 독서력이 올라가리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원작을 보느냐, 2차 창작물을 보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