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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승현 Mar 25. 2017

아이가 물었다.

가장? 제일? 최고로?

아이 : 쌤 세상에서 제일 큰 별은 뭐예요~?

쪼쪼쌤 : 응 그건 방패 자리 UY 변광성이야

아이 : 음.. 그럼 제일 밝은 별은요!?

쪼쪼쌤 : 우리 눈에 제일 밝게 보이는 별은 태양이지!

아이 : 그럼 제일 무거운 별은요!?


 아이들은 '제일'을 좋아한다. 항상 가장 ~한 것이나, 1등의 무엇이 궁금한가 보다. 그것이 기성세대가 내려준 나쁜 습관인지 인간의 본성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럼에도 아이들을 가르칠 때 꼭 알아둬야 할 정보임에는 틀림없다. 한 번은 이런 질문을 해왔다.


아이 : 쌤, 쌤이 가장 좋아하는 별은 뭐예요~?

쪼쪼쌤 : 음.. 선생님은 베텔게우스 별이 제일 좋아

아이 : 왜요?

쪼쪼쌤 : 그 별은 죽기 직전의 별인데, 아마 이제 곧 터져서 더 밝게 빛나게 될지도 몰라!

아이 : 그럼 저는 제일 잘 보이는데 가서 그 별을 볼래요! 어디에서 보면 제일 잘 보여요!?

쪼쪼썜 : 그걸 몰라서 물어!? 바로 여기지! 천문대!


 제일은 일종의 선택이다. '제일' 들어간 것은 제일 좋은 것이거나 제일 나쁜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선택의 범위가 한정된다. 제일 '평범'하다는 말은 좀처럼 쓰질 않으니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네 삶에 '제일'이 들어가는 것들은 몇 개 없다. 보통의 삶은 온통 '보통의 것'들로 채워져 있다.


 별도, 우주도 마찬가지다. 제일 크고 제일 밝은 것들은 있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많은 아름다운 별들은 그저 평범한 별들이다. 그것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밤하늘을 찬란하게 이뤄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제일'을 물을 땐 성심성의껏 대답해주지만 꼭 덧붙이는 말이 있다.


드넓은 우주를 이루는 별들은 모두 평범하단다.
 제일 밝은 별과, 제일 어두운 별은 고작 한 개씩 뿐이야.
하나의 별 대신 무수히 많은 평범한 별들을 눈여겨보는 순간,
 우주는 더욱 거대하고 아름다워질 거야.



나는 진심으로 믿는다.

제일 밝은 별보다, 평범한 별들의 찬란한 모임이 더욱 아름답다고.

그러므로 너희들은 제일 화려하지 않아도 아름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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