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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승현 Mar 30. 2017

오디션 프로는 너무 떨려

오디션 프로그램을 좋아하시는지? 호불호가 갈리기야 하겠지만, 난 오디션 프로를 좋아하는 편이다. 가공되지 않은 보석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 이외에도 아마추어가 주는 잔잔한 감동이 좋아서다.

 경험 일천한 어린 친구들이 최고의 가수들 앞에 노래 부르는 것을 보고 있자면 괜히 내 다리가 떨린다. 심장도 두근댄다. “얼마나 떨릴까?”하며 그곳의 부담감을 tv 밖 아무 상관도 없는 내가 느낀다. 이건 감정 이입을 잘하는 걸까요, 아니면 오지랖이 넓은 걸까요?

벼랑 끝에 선 것과 같은 부담감을 이기고 부른 참가자들이 모두 극찬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간혹 끔찍한 혹평을 받기도 한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면 그런 콘테스트에 참가할 필요도 없었겠지만 안쓰러운 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중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제실력 발휘가 안된 경우다. 보통의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로 목기 쉬어버렸거나 장염과 같은 시기 부적절한 병을 얻었을 때가 그렇다.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안타까운데, 곧바로 무심하고 날 선 평가가 참가자들에게 날아든다.


프로는 자기 관리가 생명입니다.
 제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실력이라는 사실 알아두세요!
탈락!


 그럴 때면, “저런 인간스럽지 않은 평가를 하다니!”하며 괜히 분개하곤 한다. 스스로의 모습에 더 힘들어할 참가자에게 동화된 탓이다. 그러다 문득 내가 평가를 받게된다면? 하고 반문한 적이 있다. 물론 노래 말고, 아이들과 수업하는 나의 모습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두 시간씩 하루 두 번 별자리 수업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에 목이 쉬어버리곤 한다. 아이들이 보내는 함박웃음에 취해 더 크게 소리 내고 연기하다 보면 어느새 목소리는 돌이킬 수 없게된다. 특히 바쁜 금, 토 수업을 하고 나면 여지없이 걸걸한 임꺽정 목소리가 돼버리는 것이다. 

 참 속상한 것이, 목이 쉬고 나면 그다음 수업은 재미도, 생동감도 조금씩은 떨어진다.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은 탓이다. 술을 먹거나, 건강관리를 잘 못해서 생긴 것도 아닌데도, 수업 중 일어난 목소리 침탈 사건은 나를 주눅 들게 한다. 마치 심사원들이 이런 평가를 할 것 같아서다.


앗, 또 목소리가 쉬었군요?
 프로는 자기 관리가 생명입니다.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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