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집에 돌아왔다, 그 애와 함께

딸에 대하여 - 김혜진

by 조승현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며?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며? 다른 게 나쁜 건 아니라며? 그거 다 엄마가 한 말 아냐? 그런 말이 왜 나한테는 항상 예외인 건데!"


순간 그녀는 포기하고 싶어진다. 딸애의 삶으로부터 한 발짝 멀리 떨어져 영혼 없는 박수만 치고 싶다. 그러면 이렇게 기운 뺄 일은 없을 것이다. 하나 남은 가족과 피 튀기듯 전쟁할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받으며 좋은 엄마 소리를 들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 그녀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겠다고 느낀다. 유일한 가족이니까. 귀하고 고운 딸이니까. 편견과 차별로 가득한 이 세상에 색이 짙은 옷을 입혀 던져 놓을 순 없다. 7년 만에 나타난 딸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여자를 집으로 들이다니. 눈 앞에 펼쳐진 진실은 실체와 상관없이 어색하고 낯설다.


"왜 남편이나 자식만 가족이 되는 건데? 엄마, 레인은 내 가족이야. 친구가 아니고, 지난 7년 동안 우리는 정말 가족처럼 지냈어. 가족이 뭔데? 힘이 되고 곁에 있고 그런 거 아냐? 왜 이건 가족이고 저건 가족이 아닌데? 수업 시간에 겨우 그런 말을 한 것뿐이라고. 그런데 학교가 그 사람들을 내쫓았았어. 한마디 말도 없이 파리 쫓듯 내쫓았다고!"


그녀는 억울하다. 딸아이에게 넉넉한 부를 주진 못했지만 넘치는 사랑으로 키웠다. 홀로 아이를 키우며 갖은 일과 고초를 겪어도 딸아이만큼은 부족하지 않게 키웠다. 그런데, 대뜸 여자아이를 데리고 나타났다. 가족이라며, 사랑한다며.

세상에 그런 가족은 없다고 외쳤다. 악다구니를 쓰며, 너네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가족이 될 수 있냐고, 어떻게 가족이 되냐고. 혼인 신고를 하거나, 자식을 낳을 수 있냐고.


"엄마 같은 사람들이 못하게 막고 있다고는 생각 안 해?"


그녀는 말 문이 막힌다. 순간 딸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어쩌다 딸이 이렇게 되었을까. 하지만 그녀의 물음은 종종 변한다. 혹시 내가 잘못된 것일까? 나는 정말 그런 사람일까? 그녀는 옅은 억울함을 담은 채 이야기를 풀어낸다. 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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