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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쌤 Jun 06. 2024

별쌤의 명화 처방전 05

낮잠 자기 좋은 날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낮잠>

구스타브 카유보트, 낮잠 (1877년)


낮잠 청하기 딱 좋은 나른한 휴일 오후입니다!


구스타브 카유보트는 인상주의 화가이자 모네, 드가, 르누아르, 시슬레, 피사로 등 당시 인상파 신인 화가들의 작품 컬렉터 및 후원가로서 더 유명했습니다. 카유보트의 작품들을 다 좋아하지만 특히 위 그림 낮잠이 유독 눈이 가더라고요.


푸른 잔디 위 청바지에 파란 셔츠를 입은 남자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팔베개를 하고 나무 둥치에 기대어 한가로이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이 그림을 보면 저도 왠지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단추가 하나도 잠겨있지 않은 채 흰색 이너 위에 걸쳐 입은 파란색 셔츠, 마치 근육도 잠든 것처럼 힘이 풀어진 두 다리가 보는 이의 긴장까지 싹 풀어주는 것 같지 않나요?


작가는 편안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저렇게 그렸을까요? 그랬다면 백 프로 성공인 것 같습니다.


또, 이 그림이 유독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주는 데는 낮잠 자는 남자의 행위뿐만 아니라 저 푸른 잔디와 남자의 파란 옷 색깔이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튀는 색 없이 푸른색이 조화를 이루며 보는 이의 눈의 피로도 풀어주고 마음도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힐링이 되는 그림입니다!


남편이나 가족들이 제게 자주 하는 말은 “왜 안 해도 될 일을 만들어서 하냐?, 좀 편하게 쉬지, 뭐 하러 사서 고생이냐? ” 등의 말입니다.


제가 가장 못하는 것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것, 쉬는 것, 게으름 피우기, 그리고 낮잠 자기입니다.

몸이 아프거나 특별히 피곤하지 않다면 낮잠은 거의 자지 않습니다.


그런 제게 이 그림은 좀 쉬어도 돼! 뭘 그리 바쁘게 사냐고, 이제 좀 여유를 가지고 편안해져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또 제 무의식 속에서는 저렇게 좀 편하게 낮잠도 자며 쉬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쉬엄쉬엄 가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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