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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Jul 20. 2017

완벽히 조율된 놀란의 프레임

Appetizer#102 다크나이트

이 시대 <대부>의 위치에 있는 영화.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불리고, 조커를 연기한 히스 레저의 죽음은 이 영화를 평가의 범주를 넘어서는 경지로 끌어올렸다. 너무도 유명한 배트맨의 <다크나이트>를 말한 것으로, 이 영화는 상업적 성공과 비평가들의 찬사까지 받은 놀라운 업적을 이뤘다. 크리스토퍼 늘란은 감독은 이 작품으로 동전의 양면 같던 대중성과 예술성, 그 어려운 걸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앞서 언급한 동전처럼 <다크나이트>는 양면성에 대해 집요히 묻고 늘어지는 영화다. 영화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무언가 선택하기를 강요하고(포기하기를 강요하고), 그 순간 인물들이 겪는 딜레마를 관객과 공유한다. 이런 양자택일의 혹독한 선택과 고민이 영화 내내 크리스토퍼 놀란이 보여주고자 한 것이며, 주제로 이어진다.



<다크나이트>는 빛의 기사/어둠의 기사, 조커/배트맨, 잔인한 진실/희망적인 거짓 등 다양한 항들을 비교, 대비하며 고뇌하게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일관된 주제를 긴장이 고조되는 이야기에 배치했고, 그 속에서 인물이 가지는 고민의 크기 역시 확장해 갈등하게 했다. 그리고 그 끝엔 충격적이고, 전율을 느끼게 하는 결말까지 준비되어 있다. 단순히 때려 부수는 액션을 기대한 관객에겐 지루할 수도 있는 묵직한 대사는 이 영화를 철학적 고민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한스 짐머의 음악도 특별한데, 웅장한 히어로 영화에 이 음악 감독만큼 적절한 감독이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는 환상적인 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영화의 매력을 극대화하는데, 크리스토퍼 놀란과 소름 돋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 냈다. 그런데 <다크 나이트>가 더 특별해 보이는 건 한스 짐머의 음악이 홀로 두드러지는 지점이 적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선 위대한 한스 짐머 마저도 놀란의 지휘 아래서 완벽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재개봉으로 거의 10년 만에 <다크나이트>를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어 행복했고, 여전히 바라지 않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감각에 또 한 번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다가올 <덩케르크>에 무한한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신작 역시 역시나 평이 좋다고 하니, 관객은 열광할 준비만 하면 되지 않을까. 완벽히 조율된 놀란의 영화 세계를 보는 건 늘 황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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