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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Jan 29. 2018

[염력] 알면 재미있는 10가지 잡지식

양기자의 씨네픽업 - 염력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새로운 작품이 찾아 왔습니다! 어느 날, 한 남자에게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기면서,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딸과 동네 주민들을 구하는 내용의 영화 <염력>에 관한 10가지 잡지식! 지금 출발합니다.


1. 먼저, '염력'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볼까요? '염력'(念力) 혹은 '염동력'(念動力)은 생각만으로 일으키는 힘이라는 뜻으로, 영어로는 '사이코키네키스'(Psychokinesis)인데요. '염력'은 다양한 영화를 통해 선보여졌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는 '포스'를 통해 놓친 라이트세이버를 회수하거나, '다스 베이더'가 '포스 초크'로 질식시키는 장면도 등장하죠. <엑스맨> 시리즈에서는 '진 그레이'가, <캐리>에서는 '캐리'가, <크로니클>에서 주인공들이 염력을 사용합니다.


2. 염력의 구현을 CG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 제작진은 현장에서 실제 액션과 특수 효과를 통해 구현해내고자 했죠. 이를 위해, 수많은 양의 와이어가 천장에 거미줄처럼 매달린 상태에서 합을 맞추는 치열한 액션 촬영이 진행됐죠. 실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의 경우, 3D 기반의 CG를 현장에서 바로 합성하여 결과물을 보고 현장 촬영의 위치와 방향을 즉시 바로잡을 수 있는 '현장 가합성'이라는 최신 기술을 적용하며 초능력 구현에 더욱 힘을 보탰습니다.



3. '석헌'이 염력을 펼치는 모션 연출을 위해서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에 참여했던 전영 안무가와 함께, '갑자기 염력이 생겨 제어가 능숙하지 못한 인물'의 콘셉트를 잡고 캐릭터에 부합한 모션 연출에 몰두했습니다. 이를 위해 게임 도중 자기 뜻대로 잘 안 되는 사람들이 취하는 모션의 영상 자료 등을 참고하고, 여기에 연상호 감독의 아이디어와 류승룡 배우의 직관적 연기를 더해 손을 꺾고 몸을 뒤틀다 무릎을 흔들고 눈코입까지도 힘을 줘가며 염력을 발휘해가는 '석헌'의 염력 모션이 완성될 수 있었죠.


4. '석헌'을 맡은 류승룡은 작품을 위해 몸무게를 12kg 늘리는 외모 변신을 해야 했는데요. 극 중 코믹한 표정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류승룡을 비롯해 출연 배우들은 하나같이 연상호 감독의 '몹쓸 연기지도'가 연기하는데 상당히 도움 되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류승룡이 초능력을 발휘하면서 보이는 몸동작이나 표정 등은 연상호 감독이 직접 시범을 보였다고 하네요. 한편, 연상호 감독의 전작 <서울역>에서 류승룡과 심은경은 부녀관계(?)로 등장했으며, 이번에도 부녀관계로 출연합니다.



5. '석헌'의 딸, '루미'를 연기한 심은경 배우와 연상호 감독은 어느덧 3번째 작품으로 만나게 됐는데요. 2013년 <사이비>를 극장에서 관람한 심은경은 트위터로 추천 관람평을 썼고, 연상호 감독은 감사 인사를 멘션으로 남겼죠. 이것이 인연이 되어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서울역>에서 류승룡과 함께 더빙 작업을 하게 됐는데요. 집을 나온 소녀 '혜선'의 목소리 녹음 이후, 자연스럽게 <부산행>에서 심은경은 KTX에 탑승하는 '1번 좀비' 역할을 연기했습니다. 짧은 촬영 분량이었지만, 영화의 오프닝을 화려하게 장식한 배우가 됐습니다. 한편, 심은경은 자신을 연상호 감독 팬이라고 자처하면서, 불러주면 앞으로도 더 나오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6. <부산행>에서 임산부 '성경'을 맡은 정유미는 이번 작품에서 연기 인생 첫 악역을 맡았습니다. 자신과 회사의 이익 앞에선 피도 눈물도 없는 대기업의 '홍상무'를 연기하는데요. 연상호 감독은 '홍상무'의 연기방향에 특별한 가이드를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유미에게 전적으로 연기를 맡겼고, 정유미 본래 성격인 발랄함, 유쾌함이 그대로 반영되어 새로운 악역이 탄생했죠. 한편, <염력>의 주인공인 심은경과 함께 <부산행>에 출연했지만, 두 배우가 직접 만난 장면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심은경은 "정유미 같은 악역을 해보고 싶다"라면서, "정유미의 악역 연기에 감명받았다"라고 밝혔죠.



7. <염력>은 철거민과 건설 회사, 용역 깡패 사이에서 대립하는 상황을 보여주며, 2009년 일어난 '용산 참사'를 떠오르게 하는데요. 이에 연상호 감독은 "'염력'은 용산 참사를 떠올리는 부분도 있겠지만, 용산 참사는 다큐멘터리 영화 '공동정범'이 더 자세하게 잘 표현됐다"라고 입을 열었죠. 연상호 감독은 "나는 원래 초현실적인 사회를 다룰 때, 한국의 사회를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산행' 때도 그랬고 '염력' 때도 마찬가지다. 도시개발은 도시화의 상징이지만, 보편적인 시스템에서 문제가 많다. 이런 시스템 문제와 히어로의 대결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답했습니다.


8. <염력>은 <부산행>에 이어 스크린X로 만들어진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극영화입니다. 스크린X는 CJ CGV와 카이스트가 개발한 세계 최초 다면 상영 시스템인데요. 정면과 좌우 벽면까지 화면을 길게 연결해 3면에 영상을 보여주는 시스템으로, <그레이트 월>, <킹스맨: 골든 서클> 등 할리우드 작품에도 사용됐습니다. 특히 <염력>은 촬영 단계부터 스크린X캠을 도입했는데요. 3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촬영하며 공간감을 살려내는 스크린X캠은 후반 CG 작업으로 좌우 스크린을 연장한 기존의 스크린X 상영 방식과는 다른 영상미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9. 그렇다면, 팩트 체크를 해볼까요? <염력>의 스크린X 분량은 101분 중에서 42분입니다. 40% 분량으로 적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부산행>보다는 늘어난 분량인데요. 이 중 스크린X캠의 촬영 분량은 50% 정도입니다. 영화에서 더욱더 몰입도를 높일 장면을 고려해 결정된 것이라고 합니다.


10. <염력>의 주인공들은 실제로 초능력이 생기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요? 이 질문에 류승룡과 심은경은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보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심은경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패러글라이딩이나 번지 점프는 할 수 없지만, 비행기는 탈 수 있다고 합니다. 박정민은 "좋아하고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김민재는 "육아와 아내를 위해 손과 발이 되어주고 싶다"라고 언급했으며, 정유미는 "좋아하는 사람을 앞에 앉혀놓고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연상호 감독은 "일단 능력을 숨기고 오랫동안 갈고 닦아서, 좀 더 정교하게 쓰기 위해 연습하고 고민하겠다"라고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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