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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의 문

어둠

by 이성룡

어둠



이성룡


산새마저 잠든

깊은 숲속 암자에

어둠이 짙게 내리는 이유는

소나무에 걸린 보름달을

돋보이게 하려 함이다.

구름조차 없는

심연 같은 하늘에

깊은 어둠을 더하는 이유는

은하철도 여정에 지친 은하수를

아련하게 수놓기 위함이다.

어둠은 태양이 무서워

음습하게 피해 다니면서도

태양이 가린 보름달의

존재를 드러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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